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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an 08. 2020

格에 대해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다 보면 가끔씩 격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은 격이 있는지? 그리고 나 또한 격이 있었는지를... 


사전적 의미의 격은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라고 말한다. 이 말을 잘 살펴보면 "나"라는 중심을 살필 수 있다. 즉, 격에 대한 첫 번째 판단 기준은 나로부터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하는 데 숟가락을 사용한 적 없는 삶을 살았고 그저 손을 이용했다고 생각하자. 상대방이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럽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일 것이다. 반대로 도구를 이용하며 식사를 하는 데 상대방이 아무렇게나 손으로 식사를 게걸스럽게 한다면 어떨까? 아까와 반대로 격이 없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상대방은 손으로 식사하고 있는데, 그 상대인 상대, 즉 내가 도구를 이용해서 식사하는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어디선가 봤다면 이해정도는 하겠지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이상하게 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격이라는 문제가 논의되지는 않는다. 왜일까? 


그 이유는 격은 배워서 얻어진 것에 대해 중요성을 부여함으로써 생기는 가치이기 때문인데, 손으로 식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도구의 사용이 크게 가치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격이 부합되지 않게 된다. 


사람들이 일명 문명 생활과 문화를 알아가면서 살아가는 방식에 차별화를 두고, 그 차별 속에서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격은 자연적으로 형성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격은 무리를 지어 하나의 문화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들자면, 빅토리아 여왕의 강아지, 포메라니안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영국 왕실에서 작고 귀여운 포메라니안 종을 선호하자 귀족 모두가 여왕의 취향을 따라 하며 유행을 형성시켰던 실례이다. 당시 귀족들의 대화에서 포메라니안에 대한 지식 정도가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작용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심지어 귀족들 사이에서 일종의 격으로 반영되기도 했었다. 

원래 포메라니안 종은 다들 잘 알다시피 썰매를 끌었던 덩치가 큰 강아지였다. 포메라니안은 어쩌면 사람들의 욕심에 만들어진 강아지가 아닐까. 


출처: 위키페디아 / 토머스 게인즈버러가 1785년에 그린 윌리엄 핼릿 부부의 초상화로, 옛날에는 컸던 포메라니안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격은 남들이 가지 않은 좀 더 나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격은 좀 다르게 "상대를 위하는" 격이 올바른 격이라 말하고 싶다. 


격은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수 있고, 그 문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풍요롭고 좀 더 나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소중한 격이라 말하고 싶다. 아울러 격은 남에게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하는 희생의 정신이 포함된다면 그 격은 가장 최상의 가치를 포함한 격일 것이다. 

격이 있는 나라, 격이 있는 사회, 격이 있는 사람, 그리고 격이 있는 자신... 


그러나 몇몇 강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격을 잃은 지 오래이고, 

사회 또한,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서 격이 없는 사회로 발전되고 있으며, 

사람들 사이에도 헌신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만족, 쾌락이 중심이 된 격을 올바른 격이라 믿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일 개인 또한, 격에 대해 오인하여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격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것 같다. 


격을 갖춘다는 것은 1인칭 시점에서의 자랑거리가 아니라, 2,3인칭 시점에서 바라볼 때 헌신이 녹아져 있을 때 격다운 격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격은 남들이 수긍하고 평가해 줄 만한 것일 때 진정한 격일 것이다. 


핑계를 두자면 예나 지금이나 물질에 의해 격이 결정되는 것 같다. 이점이 너무나 아쉽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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