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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Mar 11. 2020

딸아이와 무민의 관계

딸아이의 최애 인형 무민을 위한 생일상차림

아이가 인형을 좋아하고 의지하는 것에 많은 의미가 있다. 특히 아이에게 있어서 인형은 의존의 대상이자 보호의 대상이기도 하다. 

내 딸아이도 무민이라는 인형을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한다. 

처음 무민은 정말 하얗고 하얀 인형이었는데, 지금은 세월의 흔적인 것처럼 점점 회색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변해가는 인형 못지않게 내 딸아이는 여전히, 아니 더욱더 무민을 좋아라 한다. 

다른 인형도 아닌 점점 회색이 되어가는 그 무민을.. 


며칠 전부터 무민이 생일잔치를 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아빠에게 말을 하곤 했다. 

그래서 마지못해... "그래 그래" 라며 허락하고 필요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더니... 한 상을 차리고 무민의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정말 정말 정성껏 차리고, 파티를 하는 모습에 나도 저렇게까지 정성을 다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딸아이는 준비한 초코파이 케이크에 딸기와 바나나를 토핑처럼 올려서 이단 케이크를 만들어 무민의 생일 파티 분위기를 올렸다.  오늘 생일 파티 초대 손님은 나의 딸과 아빠인 나, 그리고 무민의 친구인 인형 친구들이다. 


과일을 토핑으로 올릴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신기했다. 게다가 딸아이가 토핑 된 케이크를 주었는데 맛을 보니 정말 상큼하고 맛이 있었다. 


뜻밖에 딸아이 덕에 신기한 경험을 해 보았다. 

비록 인형이지만 딸아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게 정성껏 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안심이 되었다. 물론 남을 생각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이타적이라면 조금은 여유로운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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