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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Apr 07. 2020

집에서  글로하는 역할전환놀이


학생들에게 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을 경험해 보도록 하거나 다른 사람의 역할을 실행해 보도록 함으로써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도록 하는 교수방법이며, 어떤 가상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문제시되는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감성훈련이나 심리치료(상담)의 한 기법을 역할극이라고 한다.


역할극은 의외로 손쉽게 아이의 공감대를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심리치료에도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집에서 엄마와 아빠가 역할극을 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보는 대상이 기본적으로 엄마와 아빠이기 때문에 쉽게 역할극이 되지 않는 성질이 있다. 만일 아이가 5세 이상이면 더욱더 그러하다. 또래끼리 또는 나와 관계없는 사람과의 협의 속에서 역할극은 가능하지만 아이에게 있어서 가족은 역할극의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물론 집에 형제가 많은 집은 자기들끼리 역할극을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데, 흔히 소꿉장난이 거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놀이에서 멈추기 때문에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통제가 없으면 자기들끼리 놀면서 생긴 규칙이 전부인 양 이해하는 경우도 있어서 심할 경우, 어릴 때의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반영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안에 막내 남자아이가 있다면, 형제들과 놀면서 여자 역할을 맡을 경우, 향후 청소년기나 성인이 되어서도 다소 여성스러운 모습을 지닐 수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주장한 사람은 환경에 지배받는다는 말.. 이 여기에도 일부 포함된다.


그렇다면 요즘같이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시기에 집에서 역할극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오늘 소개할 내용은 텍스트를 이용한 역할전환놀이이다.

(역할전환놀이는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임의적으로 만든 제목임.)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라면 더욱더 효과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빠나 엄마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준비물) 인쇄된 이야기 2장, 엄마나 아빠와의 대화

조건) 아이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주고 난 다음에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을 해야 함.


내용은 이러하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2명이 있다는 가정 아래, 하나의 가상 이야기를 만든다.

주인공 2명 중 한 명은 자신의 자식이 되어야 한다.

처음 이야기는 자신의 자식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만들고,

다음 이야기는 반대로 상대를 주인공으로 그리고 반대로 내 아이는 반대 입장이 되도록 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 이야기가 준비가 되었다면,


첫 번째,

1) 내 아이가 주체가 된 이야기를 먼저 읽게 한다.

2) 어떤 상황인지를 아이에게 물어본다.

3) 그리고, 상대는 어땠을까?를 반드시 물어보는 것이 필수다.

반드시  아이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줘야 한다.

중간에 인터셉터를 시도하면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중간에 아이가 가진 생각을 바꿀 수 있고, 다음으로 들어주는 엄마 아빠의 경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4)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 준 다음에 반드시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다. 그렇지??"라며 호응을 해 줘야 한다.




두 번째,

1) 이야기를 읽게 한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까 이야기와 같은 내용이라서 아이가 신기해하기도 하고, 재밌어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아까와 같은 이야기라면 건성으로 읽으려 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는데,


이때 부모는 차분하게 "그래도 끝까지 한 번 읽어보자"라며 차분한 어조로 말해야 한다.


2) 두 번째 글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이번에도 어떤 상황인지를 물어봐야 한다.

(끝까지 들어 줘야 한다. 아이가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더라도 그저 차분하게 끝까지 들어 줘야 한다. )


다음도 이전과 같이

3) 상대는 어땠을까?를 물어본다.


4) 마지막으로 앞의 글과 방금 전에 읽었던 글에 대해서 아이의 생각을 물어본다.

여기서도 반드시 중간 개입 없이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 줘야만 하며, 너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식의 조언을 하지 말고 5) 역할전환놀이를 마쳐야만 한다.


만일에 아이가 추가적으로 질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놀이를 마치고, 분위기를 전환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는 놀이를 마칠 때까지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이 엄마나 아빠이기 때문에 놀이 속에 포함 시려 한다. 놀이에 포함되는 순간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는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즉 별거 아니네라는 식으로 판단하여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할전환놀이는 순수하게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끔 하는 것으로 중간에 어른의 개인적 사견이 개입되면 좋지 않다.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강제성을 가진 학습이나 훈육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행자인 부모가 봤을 때, 두 가지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 어떠한 이해심이나 배려심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없다면 아이가 아직까지 공감대 형성을 하는 데 있어서 나이가 어리거나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고 보면 된다. 만일 반대로 너무 폭력적이거나 극한 반응을 보인다면 다소 염려스럽게 바라볼 필요는 있다.


아이가 역할전환놀이를 하면서 질문이 있다고 하면, 절대 놀이 시간 동안에는 질문을 받지 말아야 하고 그 어떠한 답도 하지 말아야 한다. "놀이(역할전이놀이) 끝나고 대화하자"라고 말해야 하며, 놀이가 끝나고 난 다음에 분위기를 바꿔서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자연스럽게 분위기 전환이 어렵다면, 놀이를 마치고 10분 휴식 후에 질문을 받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다.



내가 아이에게 사용한 텍스트 내용은 다음과 같다. (A: 자기 자식 이름)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A가 반드시 자신의 자식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글에 몰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을 읽을 때 1인칭 시점에서 읽느냐 2인칭, 3인칭이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인데 아직 교육이 부족한 어린아이에게는 1인칭 시점에서 읽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확하게 말해서 글은 1인칭 시점에서 작성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읽으면서 아이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면서 충분히 1인칭 시점처럼 집중이 가능해진다.


TIP) A는 자식의 이름을 준비하고, B는 A와 친한 거나 좋아하는 아이의 이름을, 그리고 C는 A보다는 B와 더 친한 아이의 이름을 적어 주면 좋다. 그래서 아이와 대화를 해서 누가 친한 친구인지, 누가 너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는 친구인지를 물어보고 작성하는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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