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삼 Apr 08. 2020

두 번째 역할전환놀이

집에서 아이와 할 것이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을 수 도 있다. 

사실 같은 놀이도 한두 번이지 반복하는 것은 사실상 어른들에게 고문이 아닐까 싶다. ^^; 

무엇보다 아이가 8살이 되니 자기 영역이 생기고 자기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다 보니 마냥 부모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긴다. 


나는 딸아이와 매일같이 글을 읽게 하고,, 읽으면서 산수 문제를 풀게 하거나 상호 입장 차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일전에 소개한 역할전환놀이도 이에 해당한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도 일종에 역할전환놀이의 하나라고 보면 되는데,,, 방법적인 면에서 조금 다르며, 좀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근본적인 방법은 유사하다. 


우선 아이로 하여금 텍스트를 읽게 해야 한다. 읽음으로써 뇌 속에 이야기를 명확하게 자리 잡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그냥 들어서 머리에 담는 것은 매우 많은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어린아이에게 바로 말로 이야기를 전달해서 명확하게 이야기를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어른도 쉽지 않다. 같은 말을 해도 어른들마다 각기 다르게 이해하는 것을 쉽게 지켜볼 수 있다. 만일 바로 말로 해도 잘 이해하는 아이라면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아이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듣고 이해하는 게 뭐가 대수냐고.. 
흔히 그리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점을 알아야 한다. 지금처럼 듣고 이해하는 게 잘 되는 이유는 의무교육 덕분이라는 사실을... 
가장 처음 받아쓰기를 시작으로 학교에 있는 동안 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수없이 해왔고, 그 덕분에 지금처럼 이해력이 높아진 것이라 보면 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그에 상응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훈련이 없었더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필자가 사용한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A는 무민이를 가장 사랑합니다. 
하루는 B라는 친구가 집에 놀러 왔는데요. 
B가 무민이가 마음에 들어서 가지고 놀고 싶었습니다. 
A가 과자를 가지러 갈 때 B가 무인이를 가지고 놀다가 팔을 찢었습니다. 
모른 척하고 B는 없었던 일처럼 몰래 무민이를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았습니다. 
과자를 가지러 갔던 A는 와서 보니 무민이 팔이 찢어져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A는 B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내 무민 인형을 만졌니?”     
“아니 만지지 않았는데”     
“어 이상하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이러지? 정말 네가 한 거 아니니? ”      
A는 B를 의심했습니다.      
그러자 B는 기분 나쁘다며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A는 찢어진 무민이를 보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하는 B가 미웠습니다.           


어쨌든 이야기를 만들어서 활자를 제공하여 아이가 읽게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 데, 아빠가 아이에게 주로 질문하는 식으로 대화를 진행한다. 


- 글을 읽고 나니 어때? 어떤 상황이지? 

- 그 친구가 잘한 행동일까? 

- 그 친구가 어떻게 해주길 바랬니? 

- 사과를 하면 용서할 수 있니? 

- 그럼 어떻게 해결을 할 거니? 


모든 질문을 마치고, 아이의 생각을 다 들은 다음에 

바로 아빠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종이를 다시 가져가서 이제는 아빠가 읽어 주면 된다. 대신 내 아이 이름과 상대 친구의 이름을 바꿔서 읽어야 한다. 

이때 아이는 텍스트 없이 아빠의 목소리만 듣고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앞에서 자기가 직접 활자를 보고 읽었기 때문에 아빠가 다시 읽어줘도 금방 어떤 이야기인지 인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반복학습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재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 며칠 있다가 다시 읽어주는 방법도 괜찮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질문을 한다. 


- 아빠가 다시 읽었는데, 이제는 어떤 상황이지? 

- 네가 잘한 행동일까? 

- 그 친구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까? 


작성TIP) 글을 작성할 때, 반드시 자신의 아이의 이름이 있어야 하고, 아이의 상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장치로 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정해 두는 것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에서 글로하는 역할전환놀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