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딸아이는 요 몇 주 전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바닥분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파트 안에 있는 곳이라서 크게 염려할 것은 없지만 사실 늘 신경이 쓰인다.
그나마 우리 아파트는 대부분의 차량을 지하주차장을 통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일부 택배차량과 배달용 오토바이만 위로 다닌다. 그래서 교통사고를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우발적인 사고다.
예를 들자면 너무 즐거운 나머지 앞뒤 생각하지 않고 마구 뛰어다니다가 다른 아이와 부딪히는 경우, 자기는 즐거웠지만 자기 행동으로 남들이 다치는 경우, 특히 다른 아이들이 내 딸아이를 때리거나 따돌림할 경우다.
조금 지나치게 걱정하는 면은 있지만 집에서의 생활 태도를 고려하자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랄까?
딸아이가 혼자이다 보니 자기중심적인 면이 많다.
그래서 평상시 남을 위하거나 남이 자기를 괴롭힐 때 그냥 피하라고 가르치는데 사실상 딸아이는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른다.
흔히 싸우면서 성장 한다지만 만일 싸운다면 나 자신부터 너무나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늘 노심초사한다.
물놀이하러 간다고 혼자서 외출한 지 며칠째 된다. 같이 가려해도 오지 말라고 한다. 아빠가 있으면 재미있게 놀 수 없다나?
나는 늘 걱정스러워서 13층에서 틈틈이 내려다보며 아이가 노는 것을 살핀다. 다행히도 생각과 달리, 잘 놀고 들어오는 딸을 보면 많이 컸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땐 내 부모가 그렇게 일일이 간섭하거나 걱정스럽게 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너무 심하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어렸을 땐 밖에서 싸우고 들어와도 그러려니 했는데 요즘은 싸우면 바로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다 보니 늘 걱정스럽다. 물론 그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보험을 들어 놓았지만.
아파트 내에서 놀기 때문에 걱정은 덜하지만 그래도 7살짜리 딸아이가 혼자서 나갈 때면 늘 고민스럽다.
사실은 졸졸 따라다니고 싶긴 하지만 곧 있으면 8살 초등학생이 되는데 너무 신경 쓰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도 13층에서 바라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