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나이주부에 대해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전업주부라 칭하며 호기스럽게 실직 생활을 치장하며 살고 있지만 아직도 그놈에 미련 때문에 오늘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작년까지 계약 교수로 일을 했었기 때문에 잠시 쉬었다가 다시 뭐라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그렇게 지난 시간이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정확히는 한 달 반 후가 딱 일 년인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겸허하게 생활하며 살고 있는데, 그래도 내 마음 한구석의 미련 때문에 계속해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이력서를 넣는다. 그리고 지원하는 곳마다 매번 고배를 마신다.
최근에는 전문 대학교에 지원서를 넣어 면접을 보았고 마치 될 듯 마냥 긍정적인 대화를 마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나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된 것이다. 아마도 그 사람이 나보다 더 유능했으리라 믿는다.
계속해서 지원하는데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것이겠지? 어중간하거나... 뭐라도 되는 사람들의 능력에 대해서 요즘은 매우 궁금하다. 과연 내가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알고 싶다. 그저 능력이 부족해서 안된다는 생각은 하기 싫어서다.
미련은 희망고문에 매달리고,, 희망고문에 한 번씩 용기를 가지고,, 또 떨어지면 미련이라는 힘을 빌려 다시 희망고문을 향해 몸부림치는 것 같다. 결국 악순환적인 굴레를 계속해서 돌면서 언젠가 나갈 구멍을 찾을 거라 믿는 그런.....
오늘도 딸아이는 혼자서 놀게 두고, 가끔씩 딸아이가 뭔가를 물어볼 때를 제외하고, 한참을 인터넷을 들여 본다. 어디 나에게 적당한 일이 없을까 하고... 시간강사와 같이 시간을 제약적으로 쓰는 일이 나에게 딱인데 그런 자리가 그리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이렇게 집안일을 하고 있으니미련의 자국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덜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을 방패 삼아 오늘도 견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