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에서

by 공삼


특별한 날, 뭔가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은 날, 그런 날은 뷔페로 향한다.
특히 아내와 나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뭐 그래서 덩치도 있지만....

뷔페를 이용하면 우선 가장 좋은 것은 내 취향대로 음식을 재조정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뷔페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효용은 매우 높은 편이다.

결혼 전에는 두 사람만의 우아한 외식 장소였고,
신혼 때는 알콩달콩 둘만의 시간을 위한 장소였다.
그리고 아이가 생겼을 때는 보양의 장소였고,,,
아이를 낳고 같이 왔을 때는 전쟁터였다. ^^;
그리고 7살이 된 딸아이와 온 이곳은 가족 보양의 장소가 되었다.


어른 두 명과 미취학 아동 한 명이라고 예약을 하니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있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남을 위해서 적어도 이 정도 구분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뷔페로 가서 각자 먹을 음식을 떠 오기 시작했다.
딸아이도 전과 달리 의젓한 모습으로 음식을 가져와서 잘 즐기고 있었다.
맛있게 먹던 중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2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다.

순간 딸아이는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나와 아내는 그럴 수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리고 귀를 막으며 인상을 쓰고 있는 딸에게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도 저랬어!!!!! 아니 더 심했지..
너 태어나서 뷔페에 갔더니... 도착 전에 XX 해서 부랴부랴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또 한 번은 뷔페에서 잘 먹다가... 네가 XX 해서 밥 먹다 갈로 가고...
그랬지... 완전 전쟁을 치렀지


그런데 전혀 믿지 않는 눈치다. 마치 속으로 이렇게 말하는 듯해 보였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멋진 숙녀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고 보니 이전과 비교해 봤을 때 지금의 내 딸은 많이 성장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도 알고...
스스로 조심할 줄도 알고...
잘 커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 뷔페는 정말 가족이 함께 와서 가족 식사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한 사람 때문에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딸아이가 잘 커줘서 더 이상 많이 긴장할 필요도 없고, 흔히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가족 식사...

한참을 맛난 저녁을 하고 딸아이와 아내 얼굴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가지고, 분가를 하고, 이 집 저 집 옮기면서,
약간은 분주하고 늘 정신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이제 아이가 크면서 늘 긴장하거나 초조해 살지 않아도 돼서 고맙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딸아이가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딸아이를 보살피겠지만, 아니 그 이후도 보살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전보다 많이 달라진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아직도 옆 테이블 아이는 뭐가 그리 불만인지 있는 힘껏 울고 있다.

우리는 내 딸아이가 울 때면 둘 중에 한 명은 아이를 달랬는데 옆 테이블 부부는 서로 미루는 것 같다. 아니 먹는 것에 너무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해한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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