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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Feb 10. 2023

대견한 딸아이

제 딸은 같은 반 친구들과 잦은 트러블을 가집니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한 달간의 겨울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해서 다시 만나도 여전히 아이들과 티격태격을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인 10살 나이의 아이들보다 어휘력부터 생각 방식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할 수 있다고 위안 아닌 위안을 해 주셨죠. 물론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말이죠. 

문제의 초점이 그게 아닌데 크게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믿지 않으면서도 그냥 그렇게 넘기며, 그저 딸아이를 달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문제는 아이들이 쉽게 하는 집단 이기주의였는데 말이죠. 참고로 집단 이기주의 성향은 가정교육으로부터 초래된다는 점은 다 아실 겁니다. 


그렇게 반 친구 거의 모두로부터 미움을 받았던 제 딸아이가 이번에 정말 대견한 일을 한 것 같아요. 


작년 하반기 때 매주 토요일에 김해영상미디어센터에서 배웠던 영상촬영과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영상을 찍고 스스로 편집하였습니다. 다름 아닌, 3학년 담임 선생님께 드리는 감사 인사 영상을 말이죠. 영상 촬영에서 편집까지 모두 혼자서 다 해 내는 것을 보며 기특했습니다.


하지만, 더욱더 저를 놀라게 했던 것은 

그렇게 자신을 싫어하던 아이들을 설득시켜서 5명을 제외하고 촬영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선생님께 인사를 남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대부분 아이들이 참여했겠지만, 그렇게 거의 모두가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딸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시켰을 시간과 노력을 상상해 보니 너무나 좀 ~~ 그랬습니다. 아니 많이 마음이 ~~~ 그랬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딸아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얄밉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래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런 학우들을 설득시키며 같이하려 했다는 게 기특하면서도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완성해 놓은 영상을 보고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저 아낌없는 칭찬만 해 줄 뿐입니다. 



(영상을 공유하고 싶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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