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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Mar 29. 2024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피해 보는 세상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배우는 덕목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세상을 살다 보면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레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누군가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남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요행이라는 것을 행하기 때문이다. 


어떤 무리에서든 일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 시간에 요행을 행하는 자는 따로 존재하는 법이다. 


어느 과학자가 개미 집단을 연구했더니 일하는 개미가 2~30%이고 나머지 개미는 일을 하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한 개미가 힘을 못 쓰게 되면 그동안 쉬었던 개미가 일을 한다는 현상을 설명했다. 나름 균형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설명한 예이지만, 사람에게는 이런 현상을 지켜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노는 사람은 놀아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사람을 찾아서 대체하는 경우일반적이다. 

특히, 고급인력이라 분류되는 연구직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흔히 볼 수 있다. 


게다가 더 아이러닉 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려 한다는 점이다. 

실제 합리적이고 타당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놀고 있는 사람을 파악하여 그들에게 일을 부여해야 하지만, 정작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노는 사람은 결국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업적이 되는 결과를 일 잘하는 사람에게 밀어붙이는 게 통상적이다. 





이 이야기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수년 전부터 이런 일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추세에 따른 결과는 피할 수 없나 보다. 


인권 문제를 고려해서 누구라고 지칭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한 조직의 리더가 비합리적인 업무지시와 권력 행사를 했고, 이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누군가가 대표로 고충상담을 신청했는데,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은 리더도 아니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저 넘쳐나는 일 때문에 지쳐가던 한 사람에게 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제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징계를 받는 게 아니라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징계받는 이런 이상한 구조를 가진 나라...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실일지 모른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연일 외쳐대지만, 그 시스템은 어느 행성에서 온 시스템인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만일 그 시스템이 옳다면, 우리나라는 머리 굴리고, 남을 속이고, 남들을 군림하려는 사람들의 세상일 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정말 피가 거꾸로 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직 내에서 가장 열심히 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연구원을 위하며, 남들의 가십에 흔들림 없이 생활한 사람이 결국엔 피해자가 되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마음 같아서는 찾아가서 사달을 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가정을 지키는 아내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그저 못난이처럼 듣고만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는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이익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 속 동화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정작 집단 내에서는 일하는 사람, 성과 좋은 사람은 일에 치어서 병을 얻게 되고, 그렇지 않고 노는 사람은 워라밸의 인생을 영위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이익은 전혀 차이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노는 사람들에게 당신을 뭐 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전부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떠들고 다닌다. 하지만 그들의 결과물을 관찰하면 마치 리포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결과물로 그 높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곤 한다. 


ESG윤리 경영을 하겠다고 그렇게 연초에 시끄럽게 외쳐대더니 

아마도 ESG 이니셜이 내가 알던 게 아니었던 것 같다. 


Egoistic, Scheming, Gossi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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