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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Jul 09. 2024

말은 간략하게, 질문은 명확하게

대화를 나누다보면 유독 부연 설명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질문을 할 경우, 부연설명 때문에 더욱더 혼란을 야기시킨다.


한번은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지 물어 본 적이 있다.

이유는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도가 전달되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왜 이해를 못하는 걸까?

심지어 같은 장소에 있던 다른 사람도 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오늘,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

너무나 장황하고 하나의 질문을 하기 위해서 온갖 예시를 들 필요가 있을까? 하나의 질문이 성립되기까지 상대방의 끝나지 않은 부연 설명을 다 듣는 동안 몽롱해 지는 경험을 한다.

마치 나를 세뇌 시키려 하는 걸까?

자신이 옳다는 점을 각인 시키려는 걸까? 라는 생각까지 들정도였다.









오늘 모임에서 ESG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를 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 한 회원분이 질문을 했다.


"제가 이곳 모임에 참여하면서 CSR이나 ESG에 대해서 정말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학습을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좀 더 다른 것을 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물어 보았다.

물론 여러 가지 부연설명과 함께, 그 부연 설명 중에는 대부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내용이었고, 지역 문제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었다.


그 질문에 대해서 나는 학습에서 끝내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시민활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이해를 했다. 사실 궁극적인 지향점이지만 아직까지 시기상조라 생각해서 이렇게 답을 했었다.


"우리 모임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을 하고 나면 이후에 개별적으로 지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데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부연설명을 함께 자신의 말이 그 말이 아니라면서 재차 질문을 했다.

이런 식으로 수 차례 대화가 오가고 난 뒤, 질문이 더 명확해지면서 질문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회원분이 질문의 의도는 다음과 같았다.

"ESG에 대한 스터디를 했다면 그 주제를 서로 의논해서, 우리 지역 기업에게 어떤 식으로 반영해야 할지를 논하고 싶다는 뜻이었어요"


그제서야 정확히 이해가 되었다. 즉, 더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는데 나는 맨 처음 질문과 함께 언급된 여러 가지 부연 설명으로 오해를 한 셈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억울했고 아쉬웠다. '왜 부연 설명에서 반드시 행동으로 환경 운동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을까?'라고,,


말이 오가며 실랑이 한 듯한 분위기여서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결국엔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이라 말을 하고 매듭을 지었지만, 여전히 장황했던 부연설명이 마음에 거스렸다.








실제 대화를 하다보면 장황한 부연설명이 많은 사람은 정확한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질문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말을 하면서 자신의 말에 당위성을 담기 위해서 매 순간 순간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정보를 끼워맞추려는 행위가 강하다보니 호흡이 길어지고, 구성이 맞지 않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앞에 했던 말과 나중에 했던 말이 달라지는 경우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상대방의 오해를 낳지 않으려면 내가 사용하는 용어의 쓰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황한 설명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지 않은 경우에서 많이 발견된다. 자주 듣고 많이 접했기 때문에 분명히 알고는 있지만, 완벽하게 습득하지 않아서 늘 어디서 들어 봄직한 내용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분명히 옳은 말이지만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다.





질문은 명확해야만 한다.

명확하려면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일 명확하지 않다면 가장 쉬운 단어와 내용으로 질문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 본다.

그리고 질문의 의도를 전달하고자 다양한 부연설명을 더 할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부연설명 또한 간략하고 명확하게 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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