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기사로 가는 길 - 수업일수 61일 차 아침
용접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용접에 대한 이슈에 눈이 간다.
용접에 관한 문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If welding was easy. They'd call it engineering.
만일 용접이 쉬웠으면, 그들은 그것을 엔지니어링이라 불렀을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배우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 위트 있는 문구는 용접사들과 기술 직종 종사자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 용접이 얼마나 힘들고, 숙련도가 요구되며, 실전에서 땀 흘려야 하는 일인지를 재치 있게 강조한 것이다.
분명 기술이지만 그 기술의 완성도는 개인의 노력과 경험, 경력에 의존된다.
사실 용접은 3D 산업이다.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작업에 해당한다.
용접을 배우는 기간 동안 이 세 가지 개념을 그대로 경험하고 있다.
어려워요...
선생님이 보여주는 용접 기술이 쉬워 보여도 직접 하면 숙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게다가 어렵다는 의미는 경험측면에서 더욱더 선명하다. 경력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매우 극명하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더러워요...
쏟아지는 땀, 각종 분진, 쇳덩어리에서 나오는 녹, 축축해진 옷, 늘 검은 장갑, 마스크 속 정체 모를 오염물질, 보호구에 쌓이는 분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환경일 것이다.
위험해요...
무엇보다 위험한 일이다.
티크 용접은 뜨거워서 위험하고, 피복아크용접과 CO2용접은 뜨겁고 강한 불꽃이 위험하다. 그리고 여기에 늘 염려되는 감전 사고도 위험의 한 요소일 것이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그래도 가끔은 찌릿거리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피복아크용접의 경우, 흄가스로 인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용접은 묘한 성취감을 제공한다.
여전히 왕꿈틀이같이 제대로 된 용접을 하지 못하지만, 간혹 잘 빠져나온 결과물을 보면 스스로가 흥분하기도 한다. 사실 용접을 하는 동안 앞에서 말한 3D는 신경 쓰이지가 않는다.
그저 얼마나 선생님처럼 잘 용접되는지가 오직 관심사이다.
하루는 피복아크용접 맞대기 연습을 하는데 계속 달라붙고 제대로 된 비드가 나오지 않아 힘들어할 때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 주셨다. 그런데 문제는 중간에 가접해 놓은 모재가 끊어진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은 끊어진 부분을 너무나 쉽게 피복아크용접으로 이어주셨고, 비드 또한 완벽하리 만큼 아름답게 만들어 주셨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감탄하였다.
"와 ~ 선생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솔직히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다. 존경스럽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그저 그런 일이겠지만 나 같은 학생에게는 가장 완벽한 답을 본 셈이다.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바로 미술을 배웠을 때이다.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손쉽게 그려 내는 데 배우는 학생은 늘 부족함이 넘치는 과정을 겪는 미술 수업.
선생님의 터치를 따라가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만 하는 미술과 용접은 닮아 있다.
갑자기 "어때요 참 쉽죠?" 하던 밥 로스 분이 생각이 난다.
If welding was easy. They'd call it engineering.
어쩌면 용접은 단순히 기술로 불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용접은 Art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용접사가 되기 위한 답은 정해져 있다.
숙련이 되도록 계속해서 연습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점.
만일 일반 과정 수업을 들었더라면 이런 생각을 못했을 텐데
NCS과정에서 운 좋게도 실력 있는 담임 선생님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운이 아닐까 싶다.
2025년 6월 23일, 수업일수로 61일 차 되는 날
아침부터 용접할 생각에 들떠 있다. 오늘도 여전히 부족하고 엉망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테지만, 이 모든 과정이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이기 때문에 달갑게 받아들이고 싶다.
그리고 든든하다. 내가 잘못할 때 올바른 방법과 길을 알려주는 좋은 선생님이 계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