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기사로 가는 길 - 수업일수 65일
더운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점인 6월 말이다.
이번 한 주는 내가 당번이 되어 아침 구호에서 쓰레기 정리, 그리고 글라인더 실 청소를 맡았다.
한 주씩 돌아가면서 당번을 하는 시스템으로 별거 아니지만 가장 쉽게 잊고 하지 않는 것들을 책임지고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은근히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날이 더워지니 점점 사람들 얼굴에 짜증이 가득해 진다.
그래도 혼자서 활동하는 곳이 아니다보니 애써 웃으면서 밝은 척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냥 묵묵히 연습만 하는 사람도 있다. 각양각색이다.
앞으로 7월, 8월, 9월, 모두 덥다고 한다.
용접실습실에는 별도의 냉각장치가 없었지만 최근 그나마 담임 선생님이 작업장용 에어컨과 대형선풍기 몇 대를 구비해서 그나마 바람은 통하는 정도이다.
그래도 더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정말 묘한 것은 너나 나나 할 것이 집중을 한다는 점이다.
배우는 입장이지만 좀 더 나은 결과를 내고자 하는 교육생 마음은 같은지 용접을 하는 동안은 꼭 기도하는 것마냥 조용하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있다면 나이가 많은 교육생 몇몇을 제외하고 우리를 가리치는 선생님 뿐이다.
한 번은 선생님이 행정일로 바빠서 실습실에서 자율실습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처음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소란했지만 누군가의 용접하는 소리의 시작으로 모두가 용접에 집중한 적이 있다. 그때 너무 더워서 용접면을 벗고 숨을 돌리기 위해서 조용히 주위를 둘러 본 적이 있는데,
요란한 용접 소음, 글라인더 실에서 모재를 가는 소리, 슬래그를 제거하기 위한 깡깡이 망치 소리, 모든 게 시끄럽지만, 이상하게도 적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의식하고 들으면 시끄럽지만 용접을 할 때는 몰랐다는 점이다.
모든 소음이 마치 백색 잡음처럼 여겨졌다.
어쩌면 이런 것이 제대로 된 집중이 아닐까 싶다.
수업일수가 절반이 넘어간 시점의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처음 용접기를 잡고 실습할 때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 그 자체가 나는 놀랍다.
그렇다면 수료 후의 우리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