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노동엔 밥심이 중요하다.

by 공삼

용접기사로 가는 길 - 수업일수 96일




오늘 화요일은 학교에 사정이 있어서 오후 수업만 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처럼 늦잠을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덕분에 피로가 많이 풀렸다.

그런데 시간이 어중간했다.

뭔가를 먹기엔 부족한 시간.


오전 11시에 일어나자 마자 청소하고 씻고, 빨래처리하고, 딸아이 점심 챙겨주고 나니 어느새 12시 40분...

1시 30분까지 가야해서 그냥 점심을 거르고 학교로 향했다. 가는 길에 햄버거라도 사먹으면 되지만 솔직히 입맛도 없고, 그리 탐탁치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결과적으로 아침과 점심을 모두 건너 뛴 셈이다. 앞으로 4시간만 실습하면 되니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TIG용접으로 파이프 백을 내는 동안 쏟아지는 땀과 뜨거운 열기로 순식간에 지쳐갔다.

게다가 숨도 고르지 않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물을 마셔도 그뿐이고, 쉬는 시간도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밥을 챙겨먹지 않은 것에 후회하기란 처음인 듯 싶다.

좀 더 일찍 일어날 것을...

청소는 저녁에 할 것을...

빨래도 저녁에 할 것을...

입맛이 없더라도 빵이라도 사먹을 것을....


힘든 일엔 밥심이 중요하다는 말,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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