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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Sep 01. 2019

공부의 첫 단계, 유년

흔히 공부는 때가 있다고 말들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때가 있다고 말한 배경은 적당한 나이 때에 공부하는 것이 총명한 머리를 가졌을 때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 구조상 제 나이 때 공부를 해야만 사회적으로 출세를 적정 나이에 할 수 있기 때문이고, 사회는 제 때에 공부하고 열심히 잘한 사람에게 더 나은 보상과 기회를 많이 준다. 

특히 기회는 더욱더 그러하다. 


나의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늦게 공부해서 나쁘진 않지만, 반대로 어딜 입사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이 핑계를 댄다고 할 수 있지만, 남들보다 특별히 똑똑하지 않을 경우, 늦은 나이는 그 자체로 핸디캡이 된다. 

주로 뽑는 인재들의 나이 때가 30대이면, 나는 지금 40대 중반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봐도 기존 조직 구성원의 나이 대를 고려할 때 소통 문제를 생각할 때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정서상 나이가 곧 위아래를 반영하는 사회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요즘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가정에서부터 위아래를 가르치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부해서 어딜 좋은 곳에 취직하기 원한다면 남들이 공부해야 한다는 그 시기에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각자가 개인적 차와 환경의 차로 인해 각자가 차이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공부에 대한 보편적인 길은 있으나 완전히 자신만을 위한 해결책은 그리 쉽게 언급할 수가 없다. 

그러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모두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유치원 때 아이의 공부 습관을 어떻게 들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공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같은 조건인데도 어떤 아이는 총명해서 공부를 잘하고, 어떤 아이는 열심히는 하지만 점수가 나오지 않고, 그리고 어떤 아이는 공부를 하지 않으려 하고,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게다가 어떤 아이는 조건이 열악해도 총명한 아이가 있다. 

다양한 아이들의 양태를 고려할 때, 아이의 학습 능력의 첫 단계는 바로 유아 때이다. 공부는 집중인데, 유아 때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장에 있어서 크게 반영될 수 있다. 동시에 아이를 돌보는 부모나 이외 주양육자의 영향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아이의 집중력과 인내력이다. 

생각보다 집중력과 인내력은 집안 내력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내 주위를 봐도 그 부모나 집안 전체 사람들의 특성이 어떠냐에 따라 아이에게도 유사 성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안 내력이나 유전적 요인은 너무나 필연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부에 있어서 크게 작용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습관을 어떻게 가지도록 도와야 하는지 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유년시절에 어떤 대상에 집중하는 시간은 2~3분도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극을 차단하고 오로지 대상에 대해 관심과 감각을 기울여야 하는데, 아이에게는 집중하기에 이미 열려 있는 감각들이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동영상이나 매우 자극적인 것을 볼 때면 매우 오랜 시간을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요즘은 동영상 중심의 학습 교재가 많이 발달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방법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는 동영상이라는 자극을 넘어서지 못하는 자극일 경우, 관심과 집중력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책 읽기와 읽은 책에 대한 부모와의 대화, 그리고 책을 읽어주기다. 
책을 읽음으로 해서 관심을 유도하고 대화를 통해서 논리적 사고를 키우며, 마지막으로 책을 읽어주어 귀로 듣게 하고 머리로 상상하게 하여 나중에 다시 대화를 통해서 언어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공부할 때의 메커니즘을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나 어른과의 대화는 논리적 사고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키워준다. 대화를 통해서 상대의 대화를 기다리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집중하고, 동시에 기다림으로써 인내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인데, 나의 딸아이는 책을 스스로 읽지 않았다. 스스로 읽어주면 참으로 좋으련만 그런 기대는 기대였을 뿐 내 딸은 책 보다 댄스를 글쓰기보다 클래이 놀이를 더 좋아했다. 물론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책과 친해지길 바랬다. 사실 3살 때까지는 책에 있는 그림을 보느라, 4살 때는 글자 읽는 것을 배운 터라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러나 5,6살이 되어 동영상을 접하면서 현저하게 책 읽기가 줄었다. 

그래서 방법을 달리했다. 책을 스스로 읽지 않는다면 나중에 늦더라도 읽게 만드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방법은 아이가 나에게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내 딸은 아빠랑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시간인데 이때 매우 진지하게 그리고 재밌게 대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관련 내용에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컴퓨터를 통해서 자료를 출력해서 보여주고, 책이 있으면 책을 꺼내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또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물론 출력된 내용과 책을 일부 읽도록 시킨다. 그렇게 하면 대략 1시간은 금세 지난다. 1시간 동안 아이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서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리고 새로운 단어도 배우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그리고 비슷한 내용을 담긴 동화책이 있으면 꺼내어서 놀이방에 두면 동화책을 읽기 시작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익숙한 대로 살아간다.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틀을 따르는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익숙하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덜할 것이고 이로 인해 자기 효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공부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학습에 가장 필요한 집중력과 인내력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하기를 통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책을 읽게 하여 눈으로 보게 하고, 대화를 통해서 논리적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 단련시키고, 마지막으로 책 이야기를 통해 상상하게 해 줌으로써 보고, 생각하고, 말하는 공부의 과정을 그대로 익혀나가는 것이다. 이미 구라파나 미주 지역의 부모들은 이런 방법이 실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유년시기에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습관은 어떤 정보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로 인해 발전된다. 특히나 청소년 시기와 달리, 아이가 부모와 가장 함께 있기를 바라는 유년시절의 경우,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한 매우 시의적절한 기간이다. 

실제 유년시절에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아이는 책을 멀리한다. 책 다음의 것인 동영상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뭘 모를 것이라고 생각되는 어린아이도 자기 편의와 자기 효용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효용을 주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모가 바로 옆에 있는 것이다. 그때 학습하는 습관을 교육한다면 매우 이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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