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by 공선호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난 싫었다.

학교나 직장에 가기 위해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매일 똑같은 버스에 오르고 지하철을 탄다.

매일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매일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매일 똑같은 식사, 쉬는 시간, 일과,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매일 똑같이 보내는 게 싫었다.

매일 똑같은, 매일 똑같은, 매일 똑같은... 지루한 단어들이 싫었다.

그런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글을 쓰면서 하루를 보내는 시간들이

행복한 줄만 알고 지내왔는데 6월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난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했고 게을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은 목에 칼을 대고 살아간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허무한 시간들을 낭비하며 베일 것인가

지루한 시간들을 버틴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돌아갈 것인가.

지금의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다른 점은 딱 한 가지는

누가 그 칼의 손잡이를 쥐고 있는 것인지가 다를 뿐.

다른 누군가가 잡고 있거나 내가 잡고 있거나


나는 내가 칼을 잡고 있다는 그 사실을 잠깐 깜빡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내 눈밑에는 아무렇게나 보내버린 내 시간들이 죽어있었다.

그것도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베어버린 시간들. 너무나 아까워서 미칠 것 같다.


다른 사람 탓을 할 수도 없다.

그 칼을 잡고 있던 건 나였으니까.

왜 이렇게 게으르게 시간을 보냈지?

왜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지?

나를 더 조여매고 밀어 붙어야만 하고

더 엄격하고 더 강하게 나 자신을 압박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을 사랑해야만 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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