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prologue

by 공선호

쾅!


내 귀를 울리는 게 아닌 때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어디인지 모를 산속이었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가득했다.

새벽에서 아침을 넘어가는 시간인지 쌀쌀하게 느껴지는 지금의 꿈


나를 깨운 소리를 찾아서 움직였다.

그러다 반대편에서 들리는 한 여자의 힘없는 울음소리에 주저하지 않고 달렸다.

넘어지고 피가 났지만 괜찮았다. 아프지 않았다. 단순히 꿈일 뿐이니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을 때 안개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내 눈앞에 펼쳐진 한 장면에 나는 침을 삼켰다.

산속의 도로였고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 같았다.

차에서는 불이나고 있었고 한 여자가 도로에 쓰러지듯 앉아있었다.

머리에는 피가 흘러 얼굴의 반을 가렸지만

여자의 눈은 자신이 아닌 불이 나고 있는 차를 향해있었다.


뛰었다. 쓰러져가는 여자를 향해서 일단 달렸다.

생각보다 심각해 보이는 여자의 모습에 놀랐지만 그럴 시간도 아까웠다.


' 괜찮아요? '


입고 있던 옷으로 여자의 이마에 흐르는 피를 막았고

대답을 기다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

그 모습에 위로할 말을 생각하는 건 뒤로 미루기로 했다.


' 핸드폰. 핸드폰 없어요? 지금 신고해야 해요 얼른. '


피가 뭍은 손으로 건네주는 핸드폰.

여자의 손은 떨고 있는 게 눈으로 보일만큼 두려워 보였다.

번호를 눌러 119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여자를 안심시키자. 그럼 무슨 말을 해야 할까?


'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


퉁퉁부은 두 눈과 상처로 가득한 여자의 모습

나는 조금이나마 위로를 더 해주기 위해서

그리고 놀라 있는 나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말을 걸었다.


' 꿈이니까 괜찮아요. 이거 꿈이에요. '


내 말을 듣고 여자는 더욱 크게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팔을 때렸다.

힘이 없는 손이었지만 알 수 있었다. 아프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여자는 진심을 가득 담아 날 향해 손을 휘둘렀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체 가만히 맞고만 있던 나에게

딱 한마디를 건넸다.


'... 꿈? 당신한테는 이게 꿈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현실이에요. '

' 그게 무슨 소리예요? '


소름이 끼쳤다.

난 지금 꿈을 꾸고 있었는데 현실이라니, 이게 무슨 말이지.

여자가 건네주는 한마디에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세하게 듣고 싶었지만 내가 말을 건네기 전에 모든 게 뒤섞여갔고

눈을 뜨니 모든 상황이 사라진 체 난 그저 침대에 누운 채 잠에서 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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