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바라는대로 어긋나가지 않고 말도 잘 듣던 아들이
반항하고 화를 내던 모습을 보이던 날의 어머니 기분이 궁금해
그럴 때마다 매번 회초리를 들며 나를 때리고 혼내던 아버지가
처음으로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방 안으로 걸어가던 그때의 기분이 궁금해
큰소리가 오가던 날이면 혼자 몰래 방으로 도망가
방구석에서 몸을 숨기던 내 동생의 생각이 궁금해
항상 부모님 앞에서 거짓말처럼 웃으며 등교를 하던 내 뒷모습을 보였는데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진짜 얼굴을 보였더라면 어떤 기분이 드셨을지 궁금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면 행복할 거라며 문을 닫고 집을 나왔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나를 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궁금해
원하지 않는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군말 없이 다니고 있는 동생이
휴학을 하고 대학교에서 도망치는 내 모습을 볼 때의 기분이 궁금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기분이 들지 궁금해
밥은 잘 먹고 지내냐고 부모님이 물을 때면 맛있는 것이 넘쳐난다며 거짓말하는데
김과 간장으로 밥을 때우는 내 모습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
얻어먹어도 사는 것처럼 당당하게 먹으라는 아버지의 말처럼
큰소리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은 어떤 기분이 드는지 궁금해
친구들 앞에서는 항상 웃고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줬던 내가
술에 취해 거짓말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내가 싫다며 울었을 때
술잔을 같이 기울이다 내 모습을 보던 친구들의 기분이 궁금해
항상 빈손으로 우리 집을 오던 친구들이 그날로부터 무언가를 손에 쥐고 오던데
마트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카드를 건넬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궁금해
이 글을 쓰면서도 나는 어떤 기분이 들기 위해 쓰는 건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