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거리는 현광등과 햇빛이 들지 않는 창문 덕분에 내방은 항상 어둡다.
검은색의 스탠드에서 나오는 빛으로 어둠을 걷어내며 사는데
그 마저도 꺼버린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으로 세상이 덮여버린다.
혼자 쓸쓸히 내 방을 밝히고 있는 스탠드가 조금은 안쓰러워 보인다.
자다가 깨면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내 방
내 고양이가 잠에서 깬 나를 보고 잔소리처럼 울어 보인다.
그러다가도 이름을 부르면 신이 난다는 듯 달려오는 내 고양이
그르릉거리며 이불 안으로 들어오겠다는 듯이 손짓을 한다.
함께 이불을 덮고 내 팔을 베고 자려는 고양이를 조용히 끌어안는다.
매일 숨 쉬는 이 조그마한 공간인 내 방안에서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무섭다.
내 미래의 모습이 지금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어떨지 무섭다.
그리고 고양이라도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