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국제 도핑검사관 활약기]
베트남 하노이로의 출국을 앞두고 마음이 분주하다. 본업이 소방관인 까닭에 사무실을 비우고 도핑검사관이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기 전에 미리 챙겨 놓아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바쁘긴 해도 이렇게 하나의 일에 또 다른 일을 더하는 행위는 인생을 두 배로 즐기려는 나만의 방식이자 소위 가성비 높은 인간으로 인정받으려는 내재된 욕구의 표현이기도 하다.
작년 7월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올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했고 이번에는 베트남 하노이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국제대회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가한다는 것은 도핑검사관으로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제 도핑검사관(International Doping Control Officer)은 다른 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에 참여해 도핑검사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과 같은 큰 규모의 대회는 자국의 도핑검사관만으로는 많은 검사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검사관 파견을 요청하게 된다.
파견 요청을 받은 나라들은 초청국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국의 검사관 중에서 적임자를 선발해 파견하게 된다.
아마도 이번에 파견 대상자로 선정된 데에는 지난달 하노이에서 120명의 신규 베트남 도핑검사관들의 교육을 지원해 준 것이 한몫했을 것이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이 예전과 달리 사람들로 가득 찼다. 마치 코로나를 이기고 출정하는 부대처럼 앉아있는 모습도 당당하다.
크게 호흡을 가다듬으며 부디 이번 여정 또한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그래서 이런 나의 이중생활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자취로 기억되었으면 하고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