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통역의 자원봉사 도전기] Prologue
갑자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032로 시작되는 번호에 왠지 느낌이 묘하다. 적어도 스팸은 아닐 거라는 판단에 서슴없이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국산업인력공단입니다. 혹시 이번 국제기능올림픽에 통역봉사요원으로 참여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선발되어 활동을 하던 통역이 대회를 목전에 두고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급하게 수소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7년 아부다비와 2019년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국제기능올림픽에 두 차례 통역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으므로 어쩌면 그녀는 내가 적임자라고 판단했을지 모른다.
봉사일정과 장소까지 전해 듣고 나는 담당자에게 솔직한 고백을 하기로 했다. 나의 영어는 확실히 B급이라고… 그런데도 괜찮다면 프랑스로 가겠다고 말했다.
통역이 이미 두 차례나 교체된 상황인지라 담당자에게는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어 보였다. 잘 부탁한다는 당부와 함께 통화를 마치고 나니 갑자기 여러 가지 고민이 밀려온다.
먼저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에 3주나 휴가를 내야 하는데 선임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적잖이 부담이 된다. 그나마 최근에 채용한 후배가 일을 잘하니 잠시 믿고 맡겨 보기로 했다.
또 다른 고민은 내가 배정받은 종목에 대한 기초 자료조사를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기능을 겨루는 대회다 보니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보다는 전문적인 용어와 장비들이 많아 준비가 소홀하면 대표선수에게 자칫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어찌 됐건 마음의 결정은 끝났다. 계속 고민하기보다는 늘 그랬던 것처럼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전진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