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통역의 자원봉사 도전기] 국제기능올림픽
버스는 오를레앙을 뒤로하고 무려 455킬로미터나 달려 와인의 도시 보르도(Bordeaux)에 도착했다.
대한민국의 숙소는 이번 대회가 개최되는 'Parc Des Exhibitions Bordeaux'가 바로 앞에 보이는 4성급 호텔로 정해졌다. 호수 옆에 위치해 낭만적인 데다가 영어가 유창한 프랑스 분들의 일 처리는 이곳 행정이 느리다는 편견을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언어로 적힌 환영인사가 호텔 로비 정면에 배치되어 있고 빨간색 셔츠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라별로 체크인을 도와주고 있다. 자원봉사자를 돕는 또 다른 자원봉사자라니… 고맙고 미안하다.
국제기능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의 로고가 찍힌 웰컴백(Welcome Bag)을 하나씩 선물 받고는 각자 배정받은 방에서 짐을 해체했다. 대충 정리가 끝나자 사람들은 유일하게 특별한 일정이 없는 오늘을 절대로 그냥 보낼 수 없다는 듯 삼삼오오 시내로 향한다.
대회 기간 동안 사용하라며 준 교통 티켓으로 작고 예쁜 트램을 타고 설레는 마실을 나선다.
언제 그랬냐는 듯 보르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는 자유스러움이 느껴진다.
통역요원은 대회를 시작하기 4일 전부터 대회 마지막 날까지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감각을 선수와 대회에 맞추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빡빡한 일정 속에서 통역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오늘 같은 날은 마치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이곳저곳에 눈길을 건네며 사진과 느낌들로 기억의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아쉬운 보르도에서의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