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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Jan 19. 2023

소화기를 대하는 지혜로운 자세

[2023 안전 책임사회]

화재 초기에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10대와 맞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한 소화설비 중 하나지만 소화기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혹자는 소화기를 열린 문을 고정하는 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소화기를 장난감처럼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기도 한다. 그래서는 비상시에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소화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보다는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소화기를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는 어린 학생들이나 관련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화재를 진압하는 것보다 오히려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소화기의 유통기한은 10년으로 미국의 6년보다는 긴 편이다. 어떤 물질이 타고 있느냐에 따라 적합한 소화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소화기 적응성이라고 부른다.


소화기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ABC 분말 소화기 이외에도 주방용 소화기(Class K), 이산화탄소 소화기, 폼(Foam) 소화기, 물 소화기 그리고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인화성 금속화재에 사용하는 Class D 소화기 등이 있다.


ABC 분말 소화기의 A는 나무나 종이와 같은 일반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약제가 소화기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B는 기름화재, C는 전기화재를 진압할 수 있어서 ABC 분말 소화기를 종합소화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간혹 소화기를 판매하는 업체가 가격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소화약제를 의도적으로 넣지 않아서 리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너무 저렴한 가격의 소화기를 구매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잘 관리해야 한다. 햇빛이나 열, 또는 비에 노출된 소화기는 쉽게 부식할 수 있어서 소화기를 사용할 때 소화기 내부의 압축가스용기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하기도 한다. 이는 소화기 사용자에게 심각한 부상을 주기도 하고 심할 경우에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소화기는 매달 꼼꼼하게 점검하고 깨끗이 닦아 보관해야 하며 월간 점검표에 서명해야 하는데 간혹 한 번에 일 년 치를 몰아서 서명하는 식의 형식적인 점검은 안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화재도 결국 작은 불씨에서 비롯된다. 지금 주변의 소화기를 찾아 혹시 유통기한이 지나지는 않았는지, 비상구 근처 등 적절한 곳에 비치되어 있는지, 압력 게이지 화살표가 녹색 범위에 있는지 살펴보고 혹시 모를 불씨에 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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