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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Feb 18. 2023

Don’t touch me, please.

[2023 안전 책임사회]

건물의 브레인이라고 불리는 화재경보설비는 화재를 탐지하고 경보를 울려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다.


최근에 출시되는 제품들은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문제가 있는 곳의 위치까지 상세하게 알려줘 관계자나 출동대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소방서에서는 모든 건물의 화재경보설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해당 설비가 작동되면 바로 출동한다.


금요일 늦은 저녁 술에 취한 한 미군이 호기심으로 인해 경보설비를 작동시킨 때에도, 공사업체 관계자가 다른 장치로 착각해 작동시켜 화재경보가 울린 상황에서도 소방차는 어김없이 출동했었다. 혹시 정말로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현장을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서는 화재경보설비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건물 공사 등으로 인해 화재경보설비를 차단해야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소방서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화재경보설비는 오직 소방서와 점검을 담당하는 부서만이 만질 수 있다. 만약 인가되지 않은 사람이 해당 설비를 임으로 조작해서 사고로 이어질 경우 군 형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몇 해 전 한 외부업체 관계자가 잦은 오작동이 발생하자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얻은 비밀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리셋하는 행위를 했다가 해고를 당한 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큰 방재실이 있는 곳은 담당자들이 배치되어 그나마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상가나 공장에서는 좋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점검과 교체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재경보설비도 하나의 제품이기 때문에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문제가 있는데도 방치하거나 꺼 놓아서는 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장소에서는 해당 설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화재경보설비의 수신기에서 주경종과 지구경종 버튼을 눌러서 무음 모드로 해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실제로 화재가 발생해도 경보가 울리지 않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이런 부분은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여러 명이 모여서 일하다 보니 안전 시스템이 필요하고 지켜야 할 원칙들도 만들어진다. 세상에 값싼 안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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