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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Feb 22. 2023

소화전은 네 것이 아니야!

[2023 안전 책임사회]

우리나라에서 소화전 하나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400만 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미국 소화전의 경우에는 우리 것보다 사이즈가 더 크고 설치비용도 5~9백 만 원 정도로 고가다.


소화전은 설치 장소에 따라 아파트 복도나 건물 내부에 설치하는 옥내소화전과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옥외소화전으로 나눌 수 있으며 옥외소화전의 경우에는 지상식과 지하식이 있다.


소화전은 소방차의 물탱크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큰 규모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호스를 통해서 소방차에 계속 물을 공급해 화재진압을 용이하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소중한 장치가 부주의 또는 무지함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방해받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면 소화전 바로 옆에 불법으로 주차한다던지 또는 소화전 주변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일부 아파트 세대에서 택배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로 옥내소화전함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2019년 8월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제32조에 따라 소방용수시설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5m 이내에는 차량을 주정차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는 8만 원, 승합자동차는 9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단순히 과태료가 문제는 아니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거점구역마다 소화전을 설치한 이유는 신속한 화재진압을 통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미국 뉴욕에서 소방대원들이 소화전 옆에 불법으로 주차한 BMW 차량의 유리창을 주저하지 않고 깬 뒤 소방호스를 연결해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은 유명한 일화다.


해당 차량 소유주가 자신의 차가 훼손되었다며 뉴욕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오히려 추가로 교통 범칙금을 부과받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면 더 짜릿하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과감한 조치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소방대원들이 누군가의 차량을 부술 일이 없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소화전이라는 공공재가 언제나 사용 가능하도록 오남용을 막으려는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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