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검사관, 파리를 달리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도핑검사관으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브이로그를 촬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어떻게 하면 멋지고 뜻깊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홍보팀, 그리고 영상 PD와 만나서 기획안을 보며 회의도 했고, 요즘 유튜브에서 핫하다는 채널들을 살펴보면서 집에서 연습도 해 보았다.
사실 브이로그는 처음 해 보는 거라 어색함이 컸지만 본업인 소방관이란 직업을 오래 하다 보면 이것도 완수해야 할 하나의 임무라고 여기게 된다.
창피함은 잠시라는 생각으로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에서부터 부지런히 카메라를 움직였다. 처음엔 그냥 자연스럽게 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해 보니 진지하게 공부하고 고민해야 비로소 좋은 스토리가 담긴 영상이 나올 것 같아 더 많이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어찌 됐든 녹화된 영상의 분량이 길어야 편집이 용이하다는 PD의 권고에 따라 촬영 분량을 늘리는데 전념하기로 했다.
파리에 도착해서도, 선수촌에서 교육을 받을 때도 수시로 카메라를 꺼내곤 했다. 중간중간 대사도 넣어야 하지만 이건 역시 쉽지가 않다.
이전에 적었던 글에서처럼 괜히 어설프게 도전했다가 잘못하면 창피만 당할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이런 일을 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고민하지 않고 촬영에 전념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브이로그 촬영의 좋은 점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물이나 모습도 카메라에 담으면서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파리의 모습들을 오래도록 기억 속에 저장할 수도 있다.
어제 기준으로 보니 총 2시간 18분 정도 촬영을 했고 가급적이면 5시간 정도를 채우려고 목표하고 있다. 매일 퇴근 후에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영상을 찍고 싶었지만 퇴근하면 새벽 3시라서 촬영이고 뭐고 바로 기절하기 바쁘다.
그래도 나중에 편집을 하고 나면 이 영상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부디 내가 보고 또 느꼈던 것들이 왜곡되지 않고 잘 표현되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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