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up, Beijing?

[나는 도핑검사관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기

by 이건

꼬박 하루가 걸려 베이징 캐피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길게 늘어선 줄에는 막 도착한 듯 보이는 미국 대표선수들로 북적인다.


미국 대표선수들이 베이징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방역복을 입은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이동해야 하고 필요한 서류도 제출해야 하지만 이 와중에도 솜씨 좋은 한 선수는 동료들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세팅해 주고 공안의 눈을 피해 저마다의 기억을 기록하기에 바쁘다.


신원을 확인하고 나니 코로나 검사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받은 검사를 합하면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가 아닌 목에서 검체를 채취한다는 것.


호텔에 마련된 임시 검사소에서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를 하는 입장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위치가 되고 보니 그동안 도핑검사를 받아야 했던 선수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경기를 마치고, 또 때로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불쑥 집으로 찾아온 도핑검사관들을 친절하게 맞이해준 선수들이 사뭇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나는 내 입장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편해야 옳고 불편하면 나쁘다고 머리와는 다르게 몸이 먼저 말했을지도 모른다.


영원한 갑도 그리고 을도 존재하지 않는 삶의 룰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학습능력은 평생 멈추어서는 안 될 과제와 같다.


이제 도핑검사를 시작해야 한다. 지난 며칠 동안 깨달았던 것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잘 적용되길 바라며 선수들을 미소로 맞이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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