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도전, 베이징 동계올림픽

[나는 도핑검사관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기

by 이건

베이징으로 가는 길은 매 과정이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두 차례의 코로나 검사도 이상 없이 마쳤고 비행기 탑승과 중국 입국에 필요한 '그린 헬스 코드(Green Health Code)'도 받고 나니 "이제 정말 가는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중국 입국에 필요한 그린 헬스 코드


이른 아침. 생존을 위한 음식이 가득 찬 가방과 업무용 매뉴얼까지 챙기고 호기롭게 집을 나섰다. 코로나로 인해 버스가 단축운행을 하다 보니 시간대가 맞지 않아 그냥 첫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출장의 콘셉트는 '또 다른 도전'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그동안 되어 보지 못했던 모습의 나로 살아볼 생각이다. 먹는 문제야 하루 세끼만 어찌어찌 해결되면 될 것이고 나머지는 융통성을 발휘해 버텨볼 요량이다.


인생을 살면서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려고 노력해 왔다. 내가 도움을 주면 줬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성격상 미안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실없는 소리도 좀 하고 스스럼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도 해 볼 생각이다. 마치 나사가 조금 풀린 사람처럼...


2022년 2월 3일 인천공항의 아침


어느새 도착한 인천공항은 코로나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무척 한산하다. 비행시간이 다가오고 이제 곧 나는 내 인생을 싣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날아갈 것이다. 이번 베이징에서의 도전을 통해 나는 또 어떤 모습의 나를 발견하게 될까.


출발 준비 중인 항공기를 보니 왠지 마음이 비장해진다.


누군가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찾는다고 하지만 나는 무수히 많은 일 속에서 나를 발견해 왔다. 직업으로써의 소방관, 내 삶의 에너지 원천으로써의 도핑검사관, 인생의 예방주사와 같은 자원봉사자란 서로 다른 듯 닮은 일을 통해서 나는 매일 꿈을 꾸고 또 도전한다.


베이징아, 이번 출장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