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이 서툰 나에게 양보해준 많은 다이버분들을 떠올려본다.
산호들 사이 숨어 있는 예쁜 물고기를 눈에 담고 뒤로 물러설 때
부유물로 시야를 흐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후퇴해주던 다이버,
핀 킥 차는게 미숙해서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나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
충분한 거리를 두고 부딪히지 않도록 천천히 지켜봐주던 다이버 등...
나혼자 즐기고 싶은 마음과
남보다 먼저 빨리 가고 싶은 마음
내려 놓는 법을 그분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이 힘들었던 날,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우체국에 간 날이 있다.
신호등 없는 작은 횡단보도 앞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차들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 차가 멈추더니 나에게 먼저 가라는 손짓을 하셨다.
집에 돌아갈 때에도 다른 운전자분께 같은 손짓을 받았고
상처 받은 마음에 살짝 연고가 발라지는 듯한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해줬던 작은 배려 덕분에 조금은 덜 슬퍼진 하루였다.
조금은 허황된 꿈일 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덜 슬픈 하루들을 살길 꿈꾼다.
그리고 그런 의미로 이번 주말에 먹을 치킨 닭다리는 남편에게 양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