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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꿀꿀 Jul 28. 2022

하마터면 다이어트할 뻔 했다

내가 쫄쫄 굶었던 이유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몸매가 ‘개말라’, 그러니까 아이돌처럼 아주 마른 몸매라서 급식을 굶는 아이들이 있다는 기사를 봤다.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그 마음이 어떤건지 나도 겪어봤으니까. 그리고 일종의 죄책감같은 마음을 또한 느꼈다. 어른들이 어떤 사회를 만들었길래 성장기 여자아이들이 사회의 미적 기준에 맞추고자 굶기까지 하는 세상이 되었나.


그러나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살이 찌지 않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먹고싶은 음식을 참다가 폭식하거나 씹고 뱉기도하곹 하루종일 바나나와 계란, 요거트따위로 배를 채우며 15kg정도를 감량했더랬다. 나는 그때 공부를 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5개씩 하는 대학생이었다. 진로를 찾고, 공부를 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해내는 대학생이 왜 그렇게까지 힘들여가며 굶고 다녔는지 과거의 내가 안쓰러울 뿐이다. 그 시간에 좋아하는걸 먹고, 그 에너지로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고 진로를 찾고 하고싶은걸 하며 성취감을 느낄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몸매를 가꾸느라 건강까지 해쳐가며 다이어트를 했을까.


잭스의 < Victoria’s Secret>을 들으며 눈물이 난 이유는 그것이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굶주려가며 다이어트를 하던 어린 내게 그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 노랫말대로, 몸은 다 다르고 어떤 몸이 더 좋고 나쁜건 없다는걸.


미적 기준은 시대마다 바뀌는 것이며  기준에 억지로 몸을 맞추어가며 남에게 평가당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란걸 알았더라면. 중요한것은 내가 이루어낸 성취와 성과라는걸 그때 알았더라면 나는  생산적인것을 많이   있었을텐데. 아니다. 그시간에 딱히 굉장한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최소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는  행복한 시간을 맞바꿀만한것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는걸 미리 알았더라면.


실은 여성의 몸이 날씬해야 함을 내세워서 진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삶을 즐겼을것이다.

뼈만 남은 여자 아이돌들을 내세우며 진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여성들의 뱃살지방을 빼서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주겠다는 광고는 결국 누구의 배를 불리는걸까? 속옷차림의 마른 모델들에게 애교를 부리게하며 쇼를 하고 속옷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은 정말로 누구일까?

정말 뼈만남은 날씬한 몸매가 권력 그 자체였다면 세상의 모든 권력자들은 성과를 내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와 성형을 하는 것에 몰두했겠지.


그러나 이미 시대별로 미적기준이라는게 존재하는 만큼 그것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만큼은 괴로움을 참아가며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시간에 잘 먹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에너지로 좋아하는걸 하고, 하고싶은 일을 찾고, 하고싶은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나누어먹으며 수다를 떨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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