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단 하나의 키워드
*본 글은 Fashion Tech Asia의 5회차 컨퍼런스에서 제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Fashion Tech Asia는 '전 세계를 선도하는 패션 테크 트렌드를 ASIA의 패션 기업에게 전달하여 미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를 가진 그룹입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Fashion Tech Asia가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컨퍼런스에는 평균적으로 100명 전후의 대기업과 스타트업, 브랜드와 소호 쇼핑몰,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패션 업계의 다양한 분들이 오십니다. 이 분들을 위해 다가오는 2017년 패션 업계 모두가 공통적으로 주목해야 할, 단 하나의 키워드를 선정하고자 Fashion Tech Asia 팀은 최근 6개월간의 다양한 리서치 자료들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2017년의 대표 키워드로 DTC : Direct To Consumer를 키워드를 선정했고, 관련된 내용을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DTC : Direct To Consumer 란?
생산자가 유통 업체를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다가서고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다양한 유통업체들을 통해 다각적으로 소비자에게 간접 판매하는 것이 시장의 흐름이었다면, 이제는 발전된 광고 기술, 관리 기술, 결제 기술, 배송 기술, 온라인/모바일 시장의 확대 등으로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의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전사적으로 DTC 전략을 세우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여하고 있으며, CEO들도 실적 발표 때 DTC 매출과 성장률을 핵심 지표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DTC 에 집중해야 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유통 업체를 통한 판매 방식보다 DTC가 훨씬 더 많은 이윤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온/오프라인 구매 선호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도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아래의 표를 통해 살펴보시죠.
위에서 보다시피, DTC는 기존 유통 체계에 비해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유통 업체에게 도매가로 판매하던 비용이 소비자 판매 가격으로 상승하면서, 기업들은 훨씬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의류 판매에 있어,
1) 오프라인을 통한 기존 유통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
2) 오프라인 사용자들의 고유한 경험 : 직접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며 브랜드를 인지하는 경험은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오프라인의 중요성을 계속 상기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실 듯합니다. 그렇다면 아래의 통계를 보시기 바랍니다.
어떠신가요? 미국 소비자에 국한된 내용이지만, 전체 소비자의 74%는 온라인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26%는 오프라인을 선호하지만 돈을 극도로 쓰길 꺼려하고,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뛰쳐나오는 이른바 '스쿠루지' 유형입니다. 그럼 이제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는 답이 나왔죠. 패션 커머스는 온라인/모바일 퍼스트로 이동해야 하며, 이윤 극대화를 위해 DTC 관련 수치를 면밀히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관리 하면 되지 않나?'라는 의견도 있으실 겁니다. 물론 그런 기업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NIKE를 꼽을 수 있죠. NIKE는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하면서, 온라인 매출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성장중인 기업입니다. 일본에서는 Uniqlo, GU 등 온/오프라인 양쪽을 공략해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APP ANNIE의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중국 등의 국가에서 모바일로 가장 매출을 많이 내는 여러 패션 커머스들은 대체로 오프라인 매장이 별로 없는 기업들입니다. 기존 기업들이 오프라인 경험 확대를 위해 들이는 막대한 유통 및 마케팅 비용 대신, 온라인/모바일에서 훨씬 낮은 비용으로 더 큰 볼륨의 고객 유치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국내 및 중국에서 온라인 매출을 향상시키려면 오프라인의 비중을 줄이고 모바일 DTC에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나을수도 있다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DTC 성공 사례는?
DTC는 해외 패션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CEO들의 인터뷰나 실적 발표 등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죠. 그중 눈에 띄는 사례들을 몇 개 소개합니다.
NIKE
운동 능력을 향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솔루션 제공을 제공하는 방식
나이키는 기본적으로 '위대한 운동선수들에 대한 존경심'을 마케팅에 활용합니다. 마이클 조던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고, 에어 조던처럼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제품 생산도 좋은 예입니다. 그런데 이런 나이키가 최근에는 세계적인 스타들 뿐 아니라 일반적인 운동선수 또는 운동 애호가들의 실질적인 운동 능력 향상을 돕는 애플리케이션과 교육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생산합니다. 왜일까요?
일반적으로 운동선수 및 애호가들은 인플루언서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들은 나이키의 콘텐츠 또는 제품을 통해 실질적인 능력 향상을 이뤄내고, 브랜드에 더 동화되게 되며, 자신의 성취를 SNS에 적극 공유하면서 팬들과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이걸 본 팬들 및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나이키 애플리케이션이나 교육 콘텐츠, 관련 제품을 찾아보게 됩니다. 종착역은? 나이키 제품 구매가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겠죠.
NIKE는 2015년 DTC 매출액을 66억 달러에서 2020년 160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5년간 DTC 매출액 250% 이상 증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ADIDAS
고객이 디자이너가 되는 플랫폼 구축
DTC를 생산 단계까지 확대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작년 독일에 미래형 제조 공장인 스피드 팩토리를 완공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아디다스 홈페이지에서 커스터마이징된 제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디다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송이 편한 지역에 스피드 팩토리를 지어가며 고객들에게 '제작 주문' 받은 제품을 빠르게 전달할 예정이죠. 스피드 팩토리는 모든 공정이 자동화되어 거의 직원이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아디다스는 장기적으로 제품 생산 비용도 절감될 것이고, 재고 문제도 줄 것이고, 온라인을 통해 커스터마이징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더 다듬어질 겁니다. 그럼 이제 하나의 문제만 남았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소비자들이 신나게 '창작'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죠. 모두를 디자이너로 만들고, 유니크하고 멋진 디자인들이 고객들 간에 공유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디다스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고객들이 아디다스의 플랫폼 위에서 뛰놀게 되는, 아주 성공적인 DTC 모델을 완성할 수 있겠죠.
Urban Outfitters
매출이 감소 중이지만, DTC 투자를 늘리면서 장기적으로 15%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기업입니다. 특히 모바일 앱의 경우 고객이 방문했을 때 지속적으로 방문 가능하도록 기본 쇼핑 기능뿐 아니라 커뮤니티, 미션과 리워드, 사진을 찍거나 이미지로 비슷한 의류 찾아주는 기능, 무료 뮤직 플레이리스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진을 찍거나 이미지를 올리면 비슷한 옷을 찾아주는 기능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뮤직 플레이리스트가 정말 좋았습니다. 분위기 별로 다양한 플레이리스트(각각 약 20곡씩) 준비된 음악들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인데, 틀어놓으니 마치 매장에서 쇼핑하는 듯 즐거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습니다. 생각보다 자주 APP에 들어오게 되는 좋은 기능 같습니다.
그 외의 기업
이 밖에도 DTC에 좋은 성과를 낸 기업으로는 Abercrombie와 Levi's를 꼽을 수 있습니다. Abercrombie는 2016년 상반기 매출이 3.8% 감소했지만, DTC 매출은 2.9% 오히려 증가했다고 합니다. 해외 고객들이 직구 등을 통해 유입된 영향이 컸고, 전체적으로 DTC 고객은 60% 증가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점은 온라인에서 구입하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찾는 경우가 7%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런 경우가 계속 증가할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Levi's의 경우 2016년 3분기 DTC 매출액이 14% 증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DTC 판매가 순이익 증가에 약 69% 기여했다고 하네요. DTC에 집중하면서 기존에 소비되던 광고 비용을 절약한 부분이 컸다는 평입니다.
DTC,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졌기에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서술하고 합니다. 그 전에 짧게나마 중요 포인트만 언급을 하자면,
1) 모바일 친화적인 웹사이트/앱 구축
- 구축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그렇지 않을겁니다.
- 기존에 네이버+유통MALL에 의존해 판매를 해온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2) 브랜드 스토리 재구축 + 소비자참여 환경 구축
- 패션 브랜드는 대부분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와 전략적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습니다.
- 문제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그걸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소비자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주는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3) 전사적인 DTC 마케팅 체제 구축
- 이제는 DTC 퍼스트 체제로 조직을 구축하셔야 합니다.
- 경우에 따라서는 오프라인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등이 될 것 같습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포스팅하거나, Fashion Tech Asia 6회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P.S
1) 관련 내용 또는 Fashion Tech Asia에서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자료 및 컨퍼런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댓글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십시오! 계속 알림을 드리겠습니다.
2) 제가 대표를 맡고 있는 LOOK SO FINE 이 개발한 서비스 : HALFZ : 하프스 - 전세계 최대 패션 직구 아울렛 안드로이드 베타 버전이 출시 되었습니다. 하프스는 전세계 최고의 패션 브랜드 27,000개의 최소 30%-최대90% 할인 중인 제품들만 찾아주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3)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harry@halfz.me 로 편하게 말씀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