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란 무엇인가? 실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최근 ‘실패’한 스타트업 경험을 글로 남긴 스타트업 피플들의 글들을 일주일에 한두 번 꼴로 접했다. 누군가는 후회에 가득 찬 이야기로, 누군가는 절치부심하기 위해,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게 인사이트를 주기 위해 글들을 쓴 듯했다. 이유야 어쨌건 큰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쉽지 않았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스스로의 잘못과 후회, 실패 경험을 타인에게 고백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스타트업 중 85%가 실패한다는 암울한 자료도 있고, 특히 한국에서는 창업을 했다가 망하면 회생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말리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창업에 대한 상담이 들어오면 창업을 부추기지는 않는데, 말리지도 않는다. 대신 리스크가 적은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실현할 방법을 같이 고민해준다. 그래서 빠른 실패이건 성공이건 경험하고, 개선하거나 포기하거나 선택하는 게 맞다고 말해준다. 물론 나중에 보면 대부분 창업을 하진 않더라. 의지 또는 실천력이 없는 경우 때문일 거다.
절대 비난하는 건 아니다. 창업 또는 스타트업 Join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들이 이런 허들을 넘고 창업 또는 스타트업 Join을 선택한 경우, 칭찬하고 장려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도전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실패 경험담들을 살펴보면 모두 "나는 왜 창업을 했는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고백한다. 사실 창업 또는 스타트업을 Join 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냥 ‘창업’이 해보고 싶어서, 성공의 야망 때문에, 수평적 업무환경이 좋아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등 다양하고,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물론 만약 ‘왜 창업을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 또는 ‘사명감’이 있거나, 가치관이 잘 잡혀있으면 길고, 어렵고, 험난한 창업 여정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없다면? 이럴 경우 창업 선배들은 절대 창업하지 말고 스타트업 Join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리스크를 줄이고 창업을 하던, 발전 지향적인 스타트업팀에서 일을 하던 도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 나에게 있어 ‘성공’이란 무엇인가? 를 고민해 본 후 말이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모두가 성공을 원한다. 그렇다면 성공이란 무엇인가? 진짜 보상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비즈니스적인 입장과 개인적 입장을 따로 고민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사업적인 성공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성공과 보상이란 무엇인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이에 대해 언급하는 영상을 보고 나름 교훈을 얻었다.
(영상은 현재 볼 수없다. 유튜브에서 없어졌는데, 케빈 스페이시가 최근 여러 가지 추문에 휩싸이면서 내려간 듯하다. 세상에...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케빈 스페이시가 이럴 줄은 몰랐지... 어쨌건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노력에 대한 '외적인 보상'이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배우 생활을 예로 들면, 노력해서 유명 배우가 된다던지, 돈을 많이 벌 수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 가지 노력과 운의 '결과'이지 '보상'은 아니다. 노력의 대가로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스타트업 생활은 실패와 성취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실패의 순간들은 생각보다 자주 다가오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난다. 게다가 이를 상대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도 일종의 '에너지'인지라 자꾸 소모되면 결국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런 순간들이 계속 이어질 때, 결국 우리는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 "왜 이 일을 해야 할까?" 그리고 이런 순간 당신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결국 '목적의식'이다.
끝까지 버텨서 성공하는 것만을 염두에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란 항상 실패할 수 있고, 우리는 때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사업이 실패로 끝날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창업가 및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보상은 항상 존재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멋진 목표를 위해 달리고 있으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를 계속 상기해야 하는 것이다. 창업가에게는 이것이 중요한 사업 동기이고, 멘털 관리 요소이자, 자신을 믿고 따라준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스타트업에 Join 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로켓에 탔건, 침몰하는 배에 탔건 탄 이후에는 자신의 목적의식과 사업적 성공 요인에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내고, 이를 계속해서 갈고닦으며 자신과 조직의 발전을 이끄는 멤버로 성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다가오는 실패의 순간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나의 인생을 하나의 거대한 타임라인으로 구성하고 아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고 상상할 때가 있다. 나에겐 크고 작은 실패의 기억들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그것이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시간이지만, 생각보다는 과거의 짧은 기간의 부분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내 마음을 다시 긍정적으로 유지시켜주고, 불투명한 목적의식을 다듬고, 집중해야 될 부분들을 되짚어 보게 도와준다. 결국 실패는 '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나의 마음과 기억 속에서 계속 성장에 도움을 주는 셈이다. 물론 실패의 경험을 Live로 겪을 때에는 엄청나게 힘들고, 이건 다시 안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말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동기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자신만의 목적의식을 찾고, 어떤 부분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인지 더욱 집중한다면 성공과 실패를 떠나 결론적으로 후회 없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전쟁터 같은 비즈니스 시장이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모든 스타트업 피플들이 파이팅했으면 한다.
P.S : 실패를 경험한 스타트업 피플들에게.
힘든 시기를 겪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물론 저는 당신이 느끼는 쓰라린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고, 비슷한 경험과 공감을 통해 위안의 말을 전할 뿐입니다. 그래서 결국 불완전한 위로가 될 테지만, 당신이 꺾이지 않고 그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을 편안하게 받아 들 일 수 있는 시간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에게 진짜 보상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새로운 목적의식과 함께 더 나은 여정을 떠나는 순간이 곧 오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