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시리즈 1 : 도시의 감각 (8)
낙엽이 길 위에 흩어져 있다.
빛이 번진다. 나무들이 길게 흐른다.
선명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다.
걸음을 옮기는 순간, 도시는 잠깐씩 흔들린다.
흔들리는 건 카메라만이 아니다. 보는 사람도, 걷는 사람도 함께 흔들린다.
움직이는 것들은 다 그렇다. 완전히 고정된 채로는 살 수 없다.
선명했던 것들이 잠깐 흐려지고, 다시 자리를 잡는다.
어제의 도시와 오늘의 도시는 같은 자리에 있지만 같은 모습이 아니다.
낙엽 하나가 떨어지고, 빛의 각도가 달라지고, 누군가 지나간다.
도시는 늘 그렇게 조금씩 바뀐다.
완전히 고정된 적도, 완전히 멈춘 적도 없다.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
흔들리면서 다시 또렷해지는 것이 도시의 방식이다.
우리의 방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걷는 동안, 도시는 계속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