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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Jul 25. 2018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마음 편히 보지 못한 이유

그럼에도 주옥같았던 넘버와 연기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전 세계 25개국에서 3000회 이상 공연되며 1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은 작품이에요. 올해는 특별히 한국어 버전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관객들과 만나고 있어요.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사를 노래로 대부분 처리하는 송스루 뮤지컬을 좋아해서 이 작품을 여러 차례 봤는데요. 올해는 작품을 보면서 유난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건 작품 자체가 가진 문제라기보다는 외적인 문제 때문이었어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에요.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아냈죠.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최근 공연계에서도 '미투' 이슈 이후에 일부 창작극들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삭제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원작이 워낙 오래된 작품이고 라이선스 작품이라 아마 그런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큰 토대가 순수한 에스메랄다를 세 남자가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는 내용이니까요. 그를 통해서 혼란스러웠던 당대 상황을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에스메랄다가 두려움에 떨며 프롤로 신부에게 "왜 나를 사랑하죠. 내가 뭘 했다고"라고 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미투' 이슈가 머리를 스치더군요. 왜냐하면 정말로 극 중에서 에스메랄다가 그에게 한 게 없었거든요! 광장에서 춤과 노래를 멋지게 소화한 게 죄는 아니잖아요?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집시, 이방인, 이교도로 표현된 사회에서 밀려난 민중의 이야기는 꼭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 '난민' 문제를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클로팽이 주도해서 앙상블과 부르는 노래 중에 '우리는 이방인 부랑자들 갈 곳이 없는 떠돌이들 오 노트르담 우리가 쉴 곳은 어디 어디'라는 가사가 귀에 콕 박히더라고요. 최근 신문이나 방송, 잡지를 보면 끊임없이 나오는 제주에 온 예멘 난민들이 떠올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예전처럼 넘버 자체의 웅장함에 빠져들다가도 순간순간 현실이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번 공연은 한국어 버전 10주년 기념답게 배우 라인업도 화려해요.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은 초연부터 해온 윤형렬과 2016년 이 작품에 출연한 케이윌이 맡았어요.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은 윤공주와 차지연, 가수 유지가 맡았고, 극 중 화자이자 파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역은 마이클 리와 정동하, 최재림이 맡아서 극을 진행해요. 


성직자로 살아왔지만 사랑 앞에 고뇌하는 프롤로 역은 서범석·민영기·최민철이, 파리의 근위대장으로 약혼녀와 아름다운 여인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페뷔스 역은 최수형·이충주·고은성이 맡았어요. 공연은 8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ElSBVDmjs94

10주년 맞은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20180725 커튼콜 윤형렬+윤공주+최재림 그랭구아르 대성당의 시대


영상은 윤형렬 콰지모도와 윤공주 에스메랄다, 최재림 그랭구와르가 나온 날 찍은 커튼콜이에요. 원래 이 작품을 비롯한 대부분의 뮤지컬은 커튼콜 때에도 촬영이 불가능한데, 10주년 공연이라 특별히 촬영이 가능했어요. 어떤 작품에서도 멋진 연기와 노래로 관객을 만족시키는 배우 최재림이 커튼콜에서 부르는 '대성당의 시대'를 들어보세요. 이 곡 말고도 좋은 곡이 많은 작품이라 귀가 즐겁죠. '대성당의 시대'와 '달'을 듣기 위해서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배우 최재림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구석구석 구기자 KOO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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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글 쓰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 구희언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취재 뒷 이야기와 지면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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