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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May 20. 2019

누구나 가슴에 카카오프렌즈 하나쯤은 있잖아요

카카오프렌즈의 홍대 티모티콘 스토어/ 콰르텟 강남 가보니




‘ㄹㅇ 카톡이 한국을 점령하려고 작정을 했구나. 난 찬성이다. 라이언이 대통령이면 좋겠다.’ 

카카오프렌즈 공식 페이스북에 2월 22일 올라온 ‘티모티콘 서비스’ 알림에 달린 한 누리꾼의 댓글이다. ‘티모티콘’(t.moticon · 티셔츠+이모티콘)은 카카오프렌즈를 원하는 문구와 함께 티셔츠에 프린트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온라인에서는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는 서울 마포구 양화로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 2층에서 만들 수 있다.


좋아하는 이모티콘을 입자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카카오프렌즈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신상 굿즈인 셈. ‘어머, 이건 만들어봐야 해’를 되뇌며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했다. 카카오프렌즈 관련 신문물을 소개하는 김에 다른 곳에서는 팔지 않는 ‘라이언 에그번’을 파는 카페 콰르텟 강남(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3층)도 가보기로 했다. 마침 신메뉴도 나온 터라 일단 홍대 앞 찍고, 강남으로 떠났다. 

누군가에게는 ‘카카오’ 하면 네이버와 함께 국내 정보기술(IT)업계를 주름잡는 대기업이 떠오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의 고향일 따름이다. 현재 카카오프렌즈의 집은 카카오 IX(Kakao IX)다. 카카오 IX는 2012년 11월 태어난 카카오프렌즈 관련 사업을 비롯해 브랜드 전문지 발간, 외식업체 운영을 맡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의 캐릭터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만져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서울 강남과 홍대 앞, 부산 등 3곳에 있다. 크고 작은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는 전국에 20여 곳 정도다.


센스 있는 문구로 개성 표현


티모티콘 스토어는 서울 마포구 양화로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 2층에 있다.

이 가운데 티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가 유일하다.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지하 2층 티모티콘 스토어에 들어서자 어피치, 튜브 같은 캐릭터를 큼직하게 구현한 인테리어와 컬러풀한 공간을 가득 채운 캐릭터 티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가 인쇄된 흰색 반팔 티셔츠들이었다. 지금처럼 ‘겨터파크’ 개장을 앞둔 시점에 딱인 패션 아이템이다. 특히 흰색은 땀을 흘려도 티가 덜 나니까 말이다. 


어피치가 머리를 감싸 쥔 이모티콘이 인쇄된 티셔츠에는 ‘집 나간 멘탈을 찾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라이언이 치킨을 뜯는 이모티콘 티셔츠에는 ‘날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오늘도 치킨…’이라고 쓰여 있었다. 티모티콘을 제작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매장에 놓인 아이패드에서 원하는 이모티콘을 골라 티셔츠 앞면에 인쇄할지, 뒷면에 인쇄할지 정한다. 원하는 문구를 타이핑해 넣는다. 주문서를 프린트해 직원에게 주면 곧바로 전사가 시작된다. ‘퇴근하고 싶다’ ‘집에서 자고 싶다’ 같은 마음의 소리를 적어볼까 싶었지만 한여름에 출퇴근할 때 안에 받쳐 입으려면 조금 무난해야 할 것 같아 지금의 연재 제목을 넣었다.

그리고 단체 카카오톡(카톡) 채팅방에서 리액션할 때 즐겨 쓰던, 손뼉 치는 스카피와 동글동글하고 폭신폭신한 앙몬드 6마리가 ‘어쩌라고’라는 액션을 취한 이모티콘을 골랐다. “이모티콘이 너무 많아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던 사진기자는 아내에게 선물한다며 스카피가 꽃다발을 수줍게 내민 ‘For You’ 이모티콘을 골랐다. “쑥스럽게 뭘 쓰느냐”며 문구는 생략했다. 

티모티콘 스토어에서 아이패드로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원하는 이모티콘과 문구를 넣은 티셔츠 1벌의 가격은 2만2000원. 티모티콘은 현재 성별 구분 없이 입을 수 있는 ‘박시 핏’의 흰색 반팔 티셔츠로만 제작 가능하다. 

티셔츠를 만들다 보니 학창 시절 체육대회나 MT 때 단체 의상을 맞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매장 관계자는 “티모티콘이 아이 선물과 커플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많다. 라이언이나 어피치를 많이 찾는다. 아이들은 동글동글한 니니즈 앙몬드나 스카피도 좋아한다. 매장이 홍대 앞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오는데, 원하는 문구를 한글로 적어오는 관광객도 있고 매장에 있는 샘플 티셔츠에 쓰인 문장의 뜻을 물어본 후 그대로 프린트해달라고 하는 관광객도 있다”고 말했다.


주문한 티셔츠는 바로 제작에 들어간다. 프린트에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면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물건을 수령하면 된다.

티모티콘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3만 원 이내 선물로 이색적이고 좋을 것 같았다. 티셔츠가 완성되면 직원이 프린트에 이상이 없는지 보여주고 확인했다는 의미로 고객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온라인에서는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제작할 수 있다. 카카오 메이커스는 재고 없는 생산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사회를 이롭게 하는 소셜임팩트 기업을 지향한다. 일단 주문이 들어와야 생산을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기업 가치에도 잘 어울린다. 카카오 선물하기에서도 티모티콘을 살 수 있지만 ‘생일 축하해’와 같이 정해진 문구만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아쉬웠다. 기프티콘처럼 티모티콘도 간편하게 선물할 수 있으면 활용도가 더 높을 것 같았다.


커플 선물로도 제격


티모티콘 스토어에서는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 외에도 다양한 이모티콘과 문구를 활용해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티모티콘은 2019년 2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과 메이커스의 ‘주문생산방식’을 접목한 제품이다. 현재 카카오프렌즈 500여 종, 니니즈 60여 종, 오늘의 짤 90여 종으로 주문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가장 선호하는 이모티콘은 라이언이며, 특히 젊은 여성들의 구매 수요가 많다. 출시 2개월 만에 1만 장 주문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다른 이모티콘과 티셔츠 이외의 제품 등도 주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얄미운 늬에시’나 ‘쀼쀼! 뺘뺘!’ ‘공머티콘’ 같은 티모티콘을 입을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 

티모티콘을 입은 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기사 예고편 차원에서 올렸는데, 이를 본 한 부부가 ‘영업’당해 티모티콘 커플티를 샀다. 곧 아이 아빠가 되는 30대 직장인은 “서로의 티셔츠에 ‘좋은 아빠, 좋은 엄마가 되자’는 문구를 넣어 아내와 나눠 입었다. 아내가 특히 좋아해 뿌듯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티모티콘 커플티는 이 집에서 펼쳐질 육아 전쟁에서 작업복으로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다. 색다른 가족 선물을 고민 중이라면 질러볼 만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었다.


이 디저트, 오직 강남에서만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3층의 카페 콰르텟 강남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이언 식빵과 어피치 마카롱, 라이언 초코 셰이크.

홍대 스토어를 찾은 다음 날 강남으로 향했다. 카카오프렌즈 카페 콰르텟 강남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특별한 디저트와 음료를 영접하기 위해서였다. 콰르텟 강남은 라이언 치즈쿠키와 일본 오사카 팝업스토어에서 먼저 선보인 어피치 마카롱,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군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메뉴 라이언 에그번이 있는 곳이다. 

콰르텟 강남은 베이비 라이언 무드등과 큼직한 라이언 피겨 덕에 주인장이 라이언인 느낌이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 까지. 카카오 IX 관계자는 “부산 매장은 이곳과 달리 어피치가 주인공이라 전반적으로 인테리어가 핑크핑크하다”고 전했다. 

1층과 2층은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라 이곳에서 쇼핑하고 3층에서 라이언 에그번과 커피를 즐기는 여행 상품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 초콜릿(6000원)과 라이언 망고 프라페(6500원), 어피치 요거트 프라페(6500원), 라이언 초코 셰이크(7500원) 등이다. 라이언 초코 셰이크에는 라이언 쿠키가 얹어 나왔는데 그야말로 단맛의 끝을 볼 수 있는 음료였고, 라이언 망고 프라페와 어피치 요거트 프라페는 라이언과 어피치 모양의 푸딩이 귀엽게 동동 떠 있었다. 세 음료 모두 디저트와 함께 먹기보다 단독으로 즐기는 걸 더 추천한다. 많이들 귀엽다며 사가는 라이언 치즈 식빵은 4500원, 아메리카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언 에그번 세트는 8000원(에그번은 6000원)이었다. 어피치 마카롱은 개당 35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마카롱마다 표정이 달라 어피치 ‘덕후’라면 최소 4개 이상은 사야 아름답게 데커레이션이 될 것 같았다. 굿즈는 오븐장갑과 글라스 컵, 마그넷, 코스터 등이 있었는데 일부는 품절이었다. 뭐, 아쉽다면 아래층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를 싹쓸이하면 되니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았다. 

콰르텟 강남은 마치 라이언이 주인인 듯한 느낌을 준다. 전반적으로 모던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이곳은 앞서 찾아가 본 티모티콘 스토어보다 훨씬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였다. 지금도 라이언 에그번을 먹으려는 국내외 손님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쇼핑을 즐기고 콰르텟 강남에서 라이언 에그번 세트로 점심식사를 하는 여행 상품도 운영될 정도.



먹기 아까운 라이언과 어피치


콰르텟 강남은 비단 캐릭터 때문이 아니더라도 매일 오전 직접 빵과 음료를 만들기 때문에 ‘빵순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같은 식빵이라도 라이언 얼굴이 그려진 게 왠지 더 맛있어 보였다. 사진으로만 수없이 보던 에그번은 갈기 없는 수사자인 라이언에게 디저트 세계에서라도 갈기를 달아줬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있는 디저트였다. 무표정한 라이언을 칼로 써는 건 조금 미안했지만, 따끈한 에그번이 맛있어 금방 잊어버렸다.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할 것 같았다. 요식업계 트렌드로 떠오른 인스타그래머블한 카페의 특징은 모양만 그럴싸하고 맛은 별로라는 점인데, 이곳의 메뉴는 맛도 있었다. 

달달한 어피치 마카롱과 고소한 라이언 쿠키.

카카오 IX 관계자는 “많은 외국 관광객이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쇼핑한 후 콰르텟 강남에서 라이언 에그번 세트, 라이언/어피치 프라페, 마카롱 등 캐릭터 메뉴를 즐기며 콰르텟 강남에서만 판매하는 컬래버레이션 굿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앙버터 프레첼, 갈릭 바게트 등 콰르텟 한남의 시그니처 베이커리 메뉴들을 강남점에서도 곧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강남역 일대 회사나 학원 등을 다닌다면 콰르텟 강남에 오지 않고도 메뉴들을 즐길 수 있다. 카카오 IX 관계자는 “커피와 함께 갓 구운 빵, 신선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 샐러드를 케이터링, 배달 주문 방식으로 판매 채널을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챗봇 주문 및 주문하기에도 입점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브런치


콰르텟 강남에서 잘나가는 메뉴들. 라이언 망고 프라페와 반으로 자른 라이언 에그번.

‘어피치 나오면 양치 하루에 열번 한다’ ‘튜브 무시하지 말고 제발 튜브랑도 콜라보 점 해주세요ㅠ 전.튜.협 들고 일어나기 전에’ ‘역시 무지가 무지무지 귀여워요!! 세상에서 제일로 귀어워요♡’ ‘와...라이언 진짜 사고 싶다...카카오가 일을 진짜 잘하네...’ ‘어피치 일본 인기 대단하네...!! 우리 무지는 유럽에서 들고 다니면 인기 엄청 좋은데^^ㅎㅎ’ 등의 카카오프렌즈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댓글에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카페 인테리어에 한몫 하는 귀여운 베이비 어피치와 베이비 라이언 무드등은 아래층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출시 당시 “밋밋하다” “정이 안 간다”는 평을 듣던 니니즈(팬다 주니어, 스카피, 케로&베로니, 죠르디, 앙몬드, 콥&빠냐)도 점차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수년 전 홍대앞에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서고 ‘윈도쇼핑’을 하려면 줄을 서야 할 때만 해도 언젠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카카오프렌즈로만 도배하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일이 (생각보다 빨리)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생전에 라이언이나 어피치로 래핑한 로켓이 우주로 나가 어딘가에 브랜치를 세우는 날도 올까. 최근 라이언이 골프장 예약시장에도 진출했는데 카카오 캐릭터들이 어떤 장르까지 섭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니니즈티모티콘졸귀 #어피치마카롱순삭 #라이언에그번냠냠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핫플레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와글와글한 명소가 궁금한가요? 검증되지 않았는데 생돈 주고 ‘도전’하는 건 조심스럽다고요? 걱정 마세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대신 찾아가 속속들이 살펴보고 알려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되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인스타그램에서도 #매거진동아 #쿠스타그램 등으로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  지호영 기자, 김도균 객원기자


http://weekly.donga.com/3/all/11/1732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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