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다 무신사랑 해.”
‘인간 무신사’로 불리는 배우 유아인이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대표 강정구·한문일)의 광고 모델이 되고 이렇게 말한다. 과거 ‘배달의민족’ 광고에서 배우 류승룡이 “치킨도, 피자도, 족발도 우리 민족이었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무신사 광고에서는 유아인이 커버낫부터 디스이즈네버댓, 인스턴트펑크 등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를 읊으며 이들도 다 무신사랑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무신사에 입점한 이들 브랜드는 무신사와 함께 성장했고 무신사 성장에도 도움을 줬다.
무신사의 전신은 조만호 전 대표가 2001년 개설한 프리챌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다. 이 커뮤니티는 패션 e커머스 기업으로 진화했고,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 반열에도 오르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예정이다.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남성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쇼핑몰이다.
그런 무신사가 최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이하 홍대)에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홍대 상권에 있던 기존 ‘무신사 테라스’(주간동아 1273호 ‘여기는 그야말로 ‘패피’들의 개미지옥’ 기사 참조)와는 결이 다른 공간이다. 한정판 제품이나 팝업 전시 등을 여는 ‘무신사 테라스’와 달리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오직 ‘무신사 스탠다드’(무탠다드) 제품만 판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궁금하던 제품들을 오프라인에서 만져보고 살 수 있는 공간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 자체 브랜드로, 자회사 위클리웨어가 전개하는 모던 베이직 캐주얼 웨어 브랜드다. 2015년 첫선을 보였고, 2017년 단독 브랜드로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기자는 지난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던 ‘유니클로 대체재가 될 만한 국산 브랜드 리스트’에서 무신사 스탠다드를 처음 접했다. 기본 티셔츠가 필요하던 차에 가격도 나쁘지 않아 몇 벌 사봤는데 색과 재질이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도 잘 입고 있다. 당시만 해도 의류 위주였던 제품군은 마스크, 화장품, 생필품까지 한층 다양해졌다.
6월 중순 평일 오후 이곳을 방문했다. 14m 높이의 미디어 타워에서는 감각적인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손상우 작가와 협업 작품도 보였다. 같은 날 홍대 다른 의류 매장들은 비교적 한산했는데 이곳은 쇼핑하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 지하 남성 매장에만 30여 명이 있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주 이용층인 1020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오프라인 첫 진출지로 홍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는 상품을 입어보고 직접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라이브 피팅룸’이 마련돼 있었다. 연예인이 된 것처럼 스튜디오 조명 앞에서 새 옷을 입고 셀카를 찍을 수 있어 피팅룸 앞에는 늘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다이얼로 피팅룸 조명의 색온도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다만 기자처럼 ‘빨리 빨리’ 스타일이라면 차례를 기다리다 지쳐 온라인 쇼핑몰에서 살 것 같았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슬랙스. 브랜드 대부분에서 100만 장 이상 팔린 제품으로 테이퍼드 핏, 와이드 핏, 리얼 와이드 핏 등 21가지 핏과 43가지 스타일로 제품군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똑같아 보이는 검은색 바지여도 남들과는 한 끗 차이로 다른 느낌을 추구하는 MZ세대 고객의 취향을 잘 캐치한 결과물이었다.
제품 태그의 QR코드를 스캔하면 같은 제품을 무신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고 집에서 배송 받을 수 있다. 쇼핑한 제품들을 무겁게 들고 다니기 싫다면 무료 배송이 되는 온라인 구매를 추천한다. 조만간 온라인에서 산 제품을 오프라인 로커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이 서비스를 위한 무인 로커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외부 한쪽 벽에 가득 설치돼 있었다.
#MZ천국 #무신사랑해 #기본템득템
여기는 어쩌다 SNS 명소가 됐을까요. 왜 요즘 트렌드를 아는 사람들은 이 장소를 찾을까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찾아가 해부해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된다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https://weekly.donga.com/East/3/99/11/27648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