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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Jul 12. 2021

준비물: 2시간 서 있을 체력, 이어폰, 보조 배터리,

BTS 소속사 하이브가 문 연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

서울 용산에 문 연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 [구희언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서울 용산에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를 열었다고 했을 때 초기에는 갈 엄두를 못 냈다. 관람 가능한 시간대가 대부분 ‘매진’이었기 때문. 하이브 인사이트 입장권은 2만2000원, 플라스틱 포토티켓이 포함된 입장권은 2만5000원이다. 문 연 지 두 달이 안 됐지만 벌써 n회 차 관람을 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BTS를 비롯한 세븐틴, 뉴이스트, 투모로우바이투게더(T×T) 팬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이곳을 6월 말 직접 찾았다.

팬들이 ‘하이브 인사이트’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 포토티켓이 포함된 입장권을 사면 원하는 아티스트의 사진으로 만든 포토티켓을 받을 수 있다. [구희언 기자]

하이브 인사이트는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시간대별로 입장 예약이 가능하다. 10분 이상 늦으면 입장이 어렵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입장 마감은 오후 7시 20분이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예약과 전시 관람(QR 체크인과 안내 등)을 위해서는 하이브 인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야 한다. 회차당 관람 시간은 2시간, 관람 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된다.


두 팀으로 나눠 에코백 증정


방탄소년단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제임스 진의 전시. [구희언 기자]

하루 전 예약할 때만 해도 기자가 가려는 시간대 예약자는 9명에 불과했는데, 당일에 가보니 40명이 넘었다. 다음 시간대는 매진이었다. 입장객 전원이 여성이었는데, 앞 시간 관객 중에는 가족과 함께 온 것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도 몇 명 눈에 띄었다. 포토티켓을 신청한 사람은 입장 후 받을 수 있고, 홈페이지에서 기재한 닉네임이 뒷면에 인쇄됐다. 이후 ‘하이브’와 ‘인사이트’ 팀으로 나뉘어 랜덤으로 미니 에코백을 받았다. 미니 게임을 통해 경품을 주기 위함이었다. 기자가 받은 건 파란색 에코백. BTS 팬 일부가 “아, 보라색 받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넣고 다니기 좋은 크기였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미지. [구희언 기자]

전시는 지하 2개 층에서 진행되고 지하 2층부터 관람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포함한 일체의 사진 촬영이 불가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아티스트의 영상과 사진이 많기 때문. 비중은 BTS가 가장 컸다. 세븐틴, 뉴이스트, T×T, 그리고 이제는 해체해 아쉬운 걸그룹 여자친구 등의 미공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여자친구의 팬이라면 마치 ‘고별전’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았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입었던 옷, 사용한 마이크와 인이어 등이 전시돼 있다. [구희언 기자]

사람은 많았지만 관람 시간이 충분해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앱에서 다음 공간으로 이동할 시간을 그때그때 휴대전화로 알려줘 편했다. 이어폰이 있다면 앱으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전시 안내를 들을 수 있다.


큰 화면으로 보는 내 아이돌

하이브의 얼굴들이자 케이팝(K-pop)을 빛낸 얼굴들. [구희언 기자]

지하 1층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관람객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혼자 온 사람들은 서로 부탁해 인증샷을 남겼고, 함께 온 사람들도 단체 사진과 셀카를 찍기 바빴다. BTS로부터 영감을 받은 제임스 진의 작품을 살펴보고, 콘셉트 아트와 앨범 재킷 등이 전시된 공간을 지나왔다. 의외로 재미있던 건 AR(증강현실)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QR코드를 인식하고 AR 영상을 촬영하면 위버스와 연동된 e메일로 파일을 보내줬다.

하이브의 얼굴들이자 케이팝(K-pop)을 빛낸 얼굴들. [구희언 기자]

BTS와 뉴이스트의 활동 당시 의상도 전시돼 있었고,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얼굴도 큰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다 좋은데 다리가 슬슬 저리기 시작했다. 2시간 동안 돌아다니면서 구경한 탓일까, ‘팬심’이 부족해서일까. 다행히(?) 기자만 그런 건 아닌 듯했다. 전시 제일 마지막 부분에 아티스트들이 나오는 영상물을 관람하려고 바닥에 놓인 방석에 앉았는데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났다. 전시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객에게 인기 있는 디저트 에그타르트(왼쪽).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입었던 옷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들. [구희언 기자]

전시를 다 본 후에는 굿즈숍을 구경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방시혁 에그타르트’로 핫한 뱅앤베이커스 에그타르트도 만날 수 있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과거 연예 사업이 잘 안 되면 에그타르트 사업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타르트 위 노란 얼굴은 BTS 정국이 방 의장의 얼굴을 형상화해 그린 것. 디저트는 전시를 본 뒤 이곳에서만 살 수 있었다. ‘업사이클링 랩’에서는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입었던 옷 일부를 큐브나 키링으로 만들어 한정판으로 팔았다.


다녀와 보니 BTS 팬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것 같았다. 반면 다른 아이돌 팬이라면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어 입장료 대비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티스트의 춤사위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이 여러 곳에 있었는데, 영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다 보니 소리가 겹치는 점도 아쉬웠다. 차라리 뮤지컬처럼 시간대별로 아티스트를 정해두고 관람객을 받으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가기 전 2시간을 서서 버틸 체력과 휴대전화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자. SPC와 공동개발한 타르트는 맛있으니 한 박스 정도는 믿고 먹어도 좋다.


#덕후집합소 #2시간순삭 #타르트맛집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https://weekly.donga.com/East/3/99/11/278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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