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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자 Jul 20. 2021

스벅 프리퀀시보다 더 가치 있는 프리퀀시 모아볼까

리뉴얼 오픈한 이니스프리 소격동 공병공간점

서울 종로구 소격동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점. [홍중식 기자]

매년 여름마다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시고 프리퀀시를 모아 사은품으로 바꾸는 이벤트가 핫하다. 올해는 프리퀀시를 다 모으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쿨러나 랜턴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모을 수 있는 프리퀀시는 조금 다른데, 스타벅스와 반대로 플라스틱 제품 용기를 반납해야 프리퀀시를 준다. 그렇게 모은 프리퀀시는 에코백이나 핸드워시 세트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전국 각지 이니스프리 매장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최근 리뉴얼 오픈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점을 찾았다.


공병으로 만든 공간

공병을 분쇄해 만든 마감재가 들어간 인테리어. [홍중식 기자]

이니스프리는 2003년부터 매년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렇게 수집한 공병 23만 개를 분쇄해 만든 마감재가 적용된 매장이 2017년 6월 소격동에 문을 연 업사이클링 매장 ‘공병공간’이다. 자원순환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할 수 있다. 이니스프리에 따르면 2011~2020년 10년간 약 1025t의 플라스틱과 유리를 수거해 1316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단일 재질로 구성돼 재활용이 쉬운 용기에 담긴 제품들. [홍중식 기자]

매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난 자동문 버튼도 재활용 플라스틱이었는데,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테라조 타일 느낌이다. ‘다시, 아름다움을 담다’를 콘셉트로 꾸민 매장 한가운데는 생화가 가득 심겨 있고, 천장 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내려오는 햇살 덕에 일반 화장품 로드숍과 달리 쾌적한 느낌이다. 중앙에는 공병을 분리해 수거하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여느 매장과 달리 내부에 놓인 가구와 오브제도 공병 재료를 활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입구에 공병 분쇄기가 자리해 실시간으로 공병의 업사이클링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한쪽 벽에는 실시간 공병 수거 누계 현황 모니터가 있다.


폐현수막 파우치에 포장

공병을 가져오면 업사이클링 굿즈와 교환해준다. [홍중식 기자]

다만 이곳에서는 이니스프리 전 제품을 팔지는 않는다. 매장 분위기에 맞는 친환경적인 제품과 리필 제품군 위주로 판매한다. 마음에 든 것 중 하나는 제품을 사면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파우치에 담아준다는 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철이나 캠페인 기간이 지나면 저 수많은 천 쪼가리가 다 어디로 사라질까 궁금했는데, 폐현수막 파우치를 비닐봉지나 종이가방 대신 쓰니 좋았다. 무늬도 독특하고 튼튼해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오래된 화장품은 미술용품으로 재탄생했다. [홍중식 기자]

안쪽에는 화분 가드닝이나 업사이클링 플라스틱 아이템 만들기 등 원데이 클래스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하면서 예약이 일시 중단됐다. 추후 재개 여부와 일정은 이니스프리 공병공간점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하면 된다.


즉석 사진을 뽑는 포토부스도 있고, 유통기한이 다 된 색조 제품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다. 엄마 화장대에서 립스틱을 슬쩍 꺼내 크레용처럼 문질러본 사람이라면 추억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벽에는 방문객들이 매니큐어와 틴트, 립스틱 등으로 그린 작품이 걸려 있다.

입구에 공병 분쇄기가 자리해 공병 업사이클링 과정을 볼 수 있다. [홍중식 기자]

참, 이곳에 올 생각이라면 집에 있는 다 쓴 이니스프리 공병을 꼭 챙기자. 여기까지 왔으니 자신만의 업사이클링 굿즈 하나는 얻어 가야 하지 않겠는가. 공병을 반납하고 받은 쿠폰을 내면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 튜브 짜개를 준다. 바로 만들 수도 있고 만들어진 것 가운데 고를 수도 있으니 원하는 색으로 기념품을 챙기자. 업사이클링 화분이나 비누 받침대, 칫솔 스탠드 등도 살 수 있다.


#공병프리퀀시 #아트드로잉 #업사이클링

여기는 어쩌다 SNS 명소가 됐을까요. 왜 요즘 트렌드를 아는 사람들은 이 장소를 찾을까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찾아가 해부해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된다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https://weekly.donga.com/Main/3/all/11/2797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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