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제의 인물 안치환은 누구일까
‘왜 그러는 거니/뭘 꿈꾸는 거니/바랠 걸 바래야지/대체 정신없는 거니/왜 그러는 거니/뭘 탐하는 거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가 만일’ 등으로 잘 알려진 가수 안치환이 최근 새 디지털 싱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을 발매했다.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은 블루스풍 포크록으로 안 씨가 직접 멜로디를 쓰고 가사를 붙인 곡이다. 후렴에는 ‘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이름도 여러 번 바꾼 여인/No more No more/그런 사람 하나로 족해’라는 가사가 이어진다.
안 씨는 신곡 발표 후 “하나의 대의명분과 가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대는 갔다”며 “니편내편으로 갈라져 온갖 혐오와 조롱의 요설이 판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 곡은 제목과 가사, 앨범 표지 등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를 연상시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해당 노래에 대해 “표현의 자유도 상식의 선은 지켜야 한다”며 비판했다.
안 씨 유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2월 15일 현재 25만 건이다. 안 씨는 영상 댓글에 “노래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듣는 이의 몫이니 모두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적었다. 다만 노래 마지막의 ‘그런 사람 하나로 족해’는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 지금 감옥에 있는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를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1966년 경기 화성에서 태어난 안 씨는 대학 시절 노래패 ‘울림터’를 시작으로 노래모임 ‘새벽’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을 거쳐 1989년부터 솔로 활동을 해왔다. 처음부터 민중가요에 관심을 둔 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아침이슬’도 몰랐던 그는 1984년 연세대 신학대에 들어가고 한 학번 선배의 소개로 우연히 노래패에 발을 디디며 민중음악에 입문했다.
대학 때 안 씨가 시인 박영근의 시를 토대로 만든 민중가요가 지금도 애창되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다. 이 곡은 그를 ‘울림터’에 데려간, 감옥에 간 선배를 주인공으로 만든 곡이다. 이한열 열사의 추모곡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는 이 곡과 함께 ‘노찾사’ 2집에 수록돼 있다.
음악적 고민을 하던 안 씨는 ‘노찾사’를 나가 솔로로 거듭났다. 민중 가요계는 그의 성공을 두고 ‘변절자’라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가 처음부터 인기를 끈 건 아니었다. 1집과 2집의 상업적 실패 이후 1993년 3집 타이틀곡 ‘고백’과 ‘소금인형’ 등이 인기를 끈 덕에 앞선 앨범들도 ‘1+2’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올 수 있었다. 3집 성공 이후, 1997년 5월 밴드 ‘자유’를 결성했다. 대표 히트곡인 ‘내가 만일’은 60만 장 이상 팔린 4집 수록곡이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시인 정지원의 시를 기반으로 안 씨가 가사를 만들고 멜로디를 붙인 곡으로 5집 수록곡이다.
그의 인생에서 2014년은 변곡점이었다. 25년간 걸어온 음악 인생을 집약한 앨범 ‘안치환 앤솔로지-Complete Myself’를 발매하려다 세월호 참사로 연기했고, 같은 해 8월 대장암 수술을 받은 것. 회복 후에는 연기한 앨범을 10월 발매했다. 50세가 된 이듬해 11집 앨범 ‘50’을 내고 ‘나는 암 환자’ ‘병상에 누워’ 등을 선보였다.
본격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건 2020년 5월 15일부터다. 같은 해 7월 7일 발표한 ‘아이러니’는 ‘일 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진보의 힘 자신을 키웠다네/아이러니 왜이러니 죽쒀서 개줬니/아이러니 다이러니 다를게 없잖니/꺼져라 기회주의자여’ 같은 가사가 화제였다. 이후 안 씨는 유튜브에서 “진보를 욕하지 않는다”며 “진보를 가장한 기회주의자들과 과실을 잘 따먹는 왕서방에 대해 재주부리는 곰의 입장에서 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구독자 수 2만 5000여 명인 그의 유튜브 채널 커버에는 ‘시대와 삶을 노래하는 가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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