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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Oct 26. 2017

혼나기

혼나는 거 좋아요

'혼나기' 하니깐 무슨 일본에 있는 어떤 지역 단어 같다.


어제 그러니깐 혼이 났다. 됀통. 회사 안 다닌 지 이제 수개월 돼서 최근엔 누구한테 혼이 나거나 그런 적이 없었는데, 어제는 아주 크게 혼이 났다. 깜짝 놀람.


배경은 이렇다. DB작업 중에, 크게 구조적으로 변경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현재 구조에서 그대로 개선을 하면 되는지 끙끙대고 앓고 있다가 우리의 형님 stackoverflow에 질문을 했다. 급한 마음에 서둘로 내 마음을 표현했는데, 여기서 나는 혼남을 감지했어야 했다.


stackoverflow에는 몽고 DB 관련 질문을 올리면 가장 먼저 확인하고 답변을 해 주는 Neil이라는 고수분이 계시다. 이전에 올렸던 질문도 코멘트 없이 쿨하게 중복된 질문이라며 링크만 걸어주신 분이었다.


어제는 내가 질문을 올려놓고도 사실 누가 이 글을 이해할 거란 큰 기대를 하지 못했었다. 결과는 당연히 Neil선생님의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받게 되었다.


If your question is wrong then correct your question and write your clear explanation of what you really need to do in there instead. This is not a chat room and nobody has time for back and forth discussion. Your explanation belongs in your question and not in conversation. Fix your question. Right now I have no clue what you really need to do and neither does anybody else looking at it. The title is wrong. The content is wrong and shows nothing, Read stackoverflow.com/help/how-to-ask and all it's related links


요지는, 내가 생각하기에 질문과 타이틀이 잘못되었으면 수정을 하고 다시 물어봐야지, 댓글에다가 내가 잘못 올렸다고 말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는 채팅방이 아니며 아무도 나의 질문에 대한 토론을 주거니 받거니 할 시간이 없다는 것. 질문에 내 설명이 담겨 있어야지, 댓글을 통한 대화 내용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스택오버플로우에는 '어떻게 질문하는지'에 대한 상세 페이지가 있을 정도다. 이런 가이드라인 없이 내 질문에 대한 답변만 받아가겠다는 심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하여튼 엄청 혼났다. 영문 글을 읽어보면 얼마나 혼이 났는지 알 거다. 내겐 회사에서 사수한테 호통으로 크게 혼나는 경험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런 질책은 큰 도움이 된다. Neil선생님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저렇게 댓글도 달아주시고, 링크도 걸어주시고 혼도 내시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온라인 상에서 저런 일을 당하면 대게 당황하기 마련이지만, 난 좋았다. 동료를 만나든, 대표를 만나든 선생님을 만나든 저런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좋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실력이 있다는 말이거나, 앞으로 의 학습 커브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좋은 질문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똑똑하게 물어보는 것. 그것이 그 사람의 가능성과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Neil선생님 감사합니다. 어이없는 질문을 올리지 않겠지만, 또 그런다면 호되게 혼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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