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쿠우보이 Apr 15. 2018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

사람을 돕는다

우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다.

감히 확신하건대, 무슨 분야 든 간에 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다.


그렇다. 일말의 주저함 없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이야기하는 '린 스타트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즉, 써먹지도 않을 것을 미리 배우지 않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을 빠르게 배우자는 아이디어와 비슷한데, 내가 필요해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요구사항의 수준이 매우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누구를 도울 때는, 요구사항이 구체적인 마감시한과 함께  다양하고도 많다. 즉, 내가 무언가를 공부해서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빠르게 준비하고 정리해서 잘 전달해야 한다.


내가 필요해서 배우는 것보다 좋은 점

내가 필요해서 배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일단 돌아만 가면, 즉 동작이 되면 그 안에서 (under the hood) 개념이 어떻든 얼렁뚱땅 넘어가기 마련이다. 물론, 언제나 모든 내용들의 내부 동작원리를 모두 다 이해하고 갈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무엇을 갖다 쓰면서, 최소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누굴 돕기 위해선, 명확한 목적 없이 무언가를 빌려 쓸 수 없다. 갖다 쓰는 게 무슨 목적인지 알아야 돕는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부트캠프에서 우리는 서로를 돕는다.

나는 학생분들을 돕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비밀이 있다. 학생분들을 도우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수혜자는 바로 나다. 내가 제일 많이 배운다. (수강생분들 미안합니다.)


그런데 그리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수강생 분들은, 서로 도우며 배운다. 먼저 기수 분들이 다음 기수분들을 돕고, 같은 기수 내에서도 먼저 알게 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는다.


도움을 받는 사람 입장에선 도움을 주니 고맙다. 하지만, 가르쳐주고 돕는 사람도 고마워해야 한다.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누군가 내게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던져주는 좋은 학습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오늘 누군가를 도왔다면, 그분께 감사해야 한다. 내가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더욱 명확하게 오늘 내용을 공부하게 해주셔서 고맙다고.


내가 뭔가를 해 봤었거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군가를 돕지 못하거나, 설명을 해 줄 수 없다면, 나는 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 흔히들 이력서에 내가 무엇 무엇을 한다고 리스트를 적는다. 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자기 검증을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 내용을 가지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자신 있게 이력서에 적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당장 누군가에게 그 내용을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없거나, 시간이 좀 필요하다면, 나는 그 내용을 안다고, 할 줄 안다고 쓰면 안 된다.


그러나 모순적으로, 내가 무언가를 빠르게 배우고자 한다면, 누군가를 돕기를 자청하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돕겠다고 한 그 약속을 책임감을 가지고 지키는 것이다.


누군가를 도울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아니 당연히 돈을 받고 도와주는데 아무에게나 기회가 오지 않지... 가 아니다. 무료로 도와주는 것도, 쉽게 기회가 오지 않는다. 정말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겐, 돈을 주고서라도 배우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료라도 찾지 않게 마련이다. 모두에게 시간은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시간 낭비하기 싫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생활코딩의 이고잉님을 아는가. 이고잉님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그분이 무료로 강의를 만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아마도 가장 많이 배우셨을 거라 생각한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node.js 의 핵심인 event loop에 대해 강의 비디오를 만들어야 할 일이 있었다. 찾고, 찾고 찾아서 가장 잘 이해가 되는 비디오를 보고, 자료를 읽고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해서 녹화했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면, 반드시 내 안에서 먼저 앞, 뒤로 정리가 되어야 한다. 대충 알면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가. 도움의 손길을 무시하지 말자. 오히려 도움의 손길을 찾아 나서자. 가장 큰 수혜자는 당신이다. 내가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밥을 사라. 도움받은 사람은 갸우뚱할 것이다. '제가 더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라. 더욱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지 않는가.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https://codestates.com

프로그래밍 부트캠프에서 개발 끄적거리며 학생분들을 돕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질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