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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우보이 Aug 07. 2016

스타트업 컨설팅

도움이 되는 피드백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했건, 성공을 했건, 계속 진행 중이건, 이미 먼저 발을 담근 선배들을 만나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실패 및 성공 여부를 떠나 현재 스타트업계에 몸담고 계신 지인 분들을 만나 밥을 한 끼씩 먹고 있다. 이 분들이 주시는 조언과 피드백의 좋은 점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이 아닌, 실질적이고 꼭 필요한 이야기만 오고 간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5년 차에 접어든 선배가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앱 제품으로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사업을 하셨지만, 썩 잘된 케이스가 없었고, 현재는 앱/웹의 외주 개발로 운영비를 벌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계속 실험 중에 계신 분이었다. 이 분께서는 짧은 주기로 실험을 해보고, 약간의 트래픽 상승이 아닌, 확실히 놀라울만한 유저 트래픽을 만들지 않는 이상, 다음 아이디어로 넘어간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내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월급을 받아가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길 권하셨다.


스타트업 이제 4년 차가 되어가는 형님이 계신데 초기에 시작했던 번역가와 번역이 필요한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시다가 지금은 사무공간을 활용하여 사업을 이어나가고 계신다. 역시 직장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준비하길 권하셨고 왜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정말 중요한 것은 무슨 방향이 됐건 무조건 '고객 유치'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어차피 사업을 시작하면 엄청나게 고생을 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스마트'하게 움직이고 피해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사업을 하는데 고생의 시간을 줄여가면서 '스마트'하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말씀이었다.


똑똑한 고등학교 동창이 있었다. 역시나 한국의 명문대를 졸업 후, 명문 MBA를 다니다가 창업 관련 아이디어로 교내 스타트업 대회에서 우승 후,  사업을 하던 친구였다. 정확히 1년 전, 나는 내가 기획하는 여행 비즈니스에 대해 컨설팅을 받은 바 있었다. 친구는 그 당시 행아웃 화상채팅으로 했던 말이

야, 괜찮아 안 죽어

이 한마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다가, 퇴직을 앞둔 이 상황에서 그 누구의 말보다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이었다. 마침 한국에 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달려가서 만나고 왔다. 친구는 작년 series A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빵집에서 만나고 친구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친구는 사업을 잘 성장시켜, 창업 3년 만에 수백억 원에 국내 모 기업에 매각을 하고 exit을 하게 되었다고 말을 해 주었다. 수백억 원이라니, 나는 수 억 원도 사실 감에 오질 않아서, 도무지 얼마나 큰 금액인지 머리에 잘 들어오질 않았다. 아무튼, 진심으로 난 친구를 축하해 주었다. 3년이 짧으면 짧은 시간인데,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물어보지 않아도 비디오다. 사실 수백억 원에 exit을 했다는 것보다 더 부러웠던 것은, 하나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한 사이클을 돌고 이제 또 다른 사이클을 준비하는 큰 선배라는 점이었다. 이 한 사이클을 돌기까지, 얼마나 많은 의사결정이 있었겠으며, 얼마나 많은 내부 갈등과 고객 유치에 고생을 했었으며, 그러한 수많은 문제와 난관 들을 헤쳐 나오게 되었을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친구는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안 그만두고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떠한 방향으로 어떠한 접근을 하겠냐는 것에 대한 진심 어린 피드백을 주었다. 역시 가장 관심을 가지고 피드백을 준 내용은 이 일을 어떻게든 "되게"할 수 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이 이야기에는 '투자 유치' 역시 굉장히 2차적인 문제였다. '투자'를 위한 '투자'는 가장 조심해야 할 문제가 되겠으며, 그전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위치까지 일을 되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면 '투자'는 안 받는 것이 좋으며, 만약에 투자를 받아야 하는 타이밍이라면,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타이밍에서는 받아도 괜찮다고 했다. 의미 있는 트래픽과 데이터를 만든 이후,  여러 스타트업 다른 대표들과의 만남 및 투자자 소개 역시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했다. 참 고마운 친구다.


어머니께 잘 지내시는지 안부 전화를 하는 김에, 수백억 원에 exit을 한 친구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머니께서는, "그럼 너 그 친구 밑에 들어가서 일하면 안 되니?"

"어머니.... 그럼 또 회사를 다니는 거예요.."

"아이고.. 난 잘 모르겠고 암튼 걱정이 된다."

왠지 모르게 어머니의 대답이 참 귀여웠고, 통화 후 헛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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