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keeper: 가사도우미

by 쿠쑝

"안돼, 엄마.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응?"


"우리가 할게."


"너희가 한다고?"


"응, 우리가 학교 다녀와서 하면 돼. "


"맞아 맞아, 우리가 하면 돼. 나는 청소기 돌리고, 오빠는 스팀청소기 돌리면 돼."


흰 대리석 바닥.


이것이 문제로다.


여긴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찹찹한 돌바닥은 필수라는 것도 잘 알겠다.


근데


하필


왜 흰색이냐고.


심지어


화장실 타일 바닥도 흰색이다.


안 그래도 먼지가 많아


창문만 열어놓으면


공기청정기가 미친 듯이 돌아간다.


돌돌 굴러다니는 먼지덩어리에 합세하여


머리카락까지 너풀너풀 날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아주 확확 띈다.


분명


집에만 있었는데


발바닥이 새까맣다.


영유아를 키우던 시절은 지나갔기에


웬만해서는


청소 없이


거뜬히 일주일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에어컨 바람 방향에 맞춰


이리로 살랑


저리로 살랑거리는 먼지들이 보이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러면 뭐 하나.


머리와 몸은 따로 놀고 있는데.


아침 6시부터 온 가족이 하루를 시작하기에


다들 청소기 돌릴 에너지가 없는 듯하다.


분명


먼지들이 심기를 건드리는데


일어서서 청소기를 돌릴 만큼은


아닌가 보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기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결국


그 방법 밖에 없나 보다.


가사도우미 고용.


분주한 손놀림으로


평이 좋은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신랑과 스케줄을 맞춰 예약을 하려는 찰나


아이들이 엿듣고서는


펄쩍펄쩍 뛰었다.


둘 다 결사반대란다.


이유인즉슨


소설에서 봤는데


청소도우미가 고용주 가족들 몰래


하우스 파티도 하고


아이들 침대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그랬단다.


본인들이 학교 갔을 때


낯선 사람이 자기 침대에서 낮잠 자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둘이 똘똘 뭉쳐 반대를 외치는 것이다.


이런, 상상치 못한 전개이다.


나는 나의 불편함만 살짝 옆으로 밀쳐두면 괜찮을 줄 알았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는 "메이드 Maid"라는 단어가 불편하다.


어느 순간부터 불편해했는지는 전혀 감이 안 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메이드'를 몰아보기 할 때였을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전에 봤던 영화'더헬프'


혹은


'워터 댄서' 책에서부터


씨앗이 심어졌을까.


모르겠다.


다만


베트남으로 가서 살게 되었다고 주변에 전했더니


대부분에 또래 엄마들은 질문공세를 해왔고


유독 '메이드 고용' 부분에서


말문이 막혔었다.


"메이드 쓸 거죠? 청소랑 식사 다 따로 고용할 수 있다던데, 몇 명 고용할 거예요?"


"최소 두 명은 필요하겠다, 그죠?"


물론


이해는 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가사노동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나 또한 지난 십 년간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아왔기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불편해하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이제는


'가사도우미'란 엄연히 하나의 직업이고


받은 서비스에 응당한 금액을 지불하기에


전혀 이상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뭘까.


내가 하던 일을 누군가에게 넘겨주려고 하니


이제 와서 시원섭섭한 걸까.


솔직히


많은 물음표가 떠오르기는 한다.


우선


다른 사람손에 정리된 우리 집 상태를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나의 기대치를 어는 정도 선에 맞춰야 할까.


책장 칸마다 쌓여있는


먼지들도 다 닦아주려나.


냉장고 청소는 안 해주겠지.


그럼 베란다 바닥 물청소는 해주려나.


이래서 우리 외 할머니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지 못하셨나 보다.


한때 외 할머니 댁에


가사도우미를 고용하자고


내가 고집 피운 적이 있다.


외할머니는 열아홉에 시집을 와


아흔을 바라보고 계신다.


그 긴 세월 내내


가사노동에 묶여 계시는 모습은


짠하다 못해


화가 난다.


입맛에 맞는 음식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집안 청소와 빨래만이라도


누군가에


도움을 받으면


조금 더 편한 일상을 보내시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결국 고용하지 못했다.


그 오랜 세월 자신에 손으로


꾸려온 살림을


이제 와서


모르는 사람 손에 맡길라 하니


싫다 하셨다.


그래, 나는 시작을 해야겠다.


나의 기준을 초기화시키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맡기는 거다.


나 대신


청소기만 돌려줘도 땡큐라고 하자.


심지어 아이들도


더 이상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이가 아니다.


얼마나 좋은 타이밍인가.


아이들에 반대의사를


가뿐히 무시하고


서비스를 신청하였다.


오늘


드디어


내생에 처음으로


가사도우미가 방문하는 날이다.


기대된다.


과연


나는 만족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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