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월간 공무원연금 6월호 칼럼

나이 들수록 원하는 것이 늘어날까요? 줄어들까요? 정확한 답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를 고백하자면 ‘늘어난다’에 답을 체크하겠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이 젊을 때와는 달라지더군요. 나이가 어렸을 때는 소위 사회 경제적 자산에 더 집중했습니다. 지위, 명예, 돈 같은 것을 말하지요. 그런데요, 나이 들수록 더 크게 욕심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관계 정서적 자산입니다. 어설프지만 제가 나름대로 생각해본 개념입니다. 관계 정서적 자산이란 나를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소유하고 있는 정서적 상태나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존감, 우애와 사랑, 존경과 인정 같은 것이 그런 것들입니다. 내적으로는 행복감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타인의 관점에서 쉬운 말로 표현하면 ‘좋은 사람’입니다. 나이 들수록 남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 사람 괜찮은 사람이지’, ‘저 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 같은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돈은 더 벌기 어려워서일까요?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경쟁에 지쳐서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세바시 강연자들이 이야기한 것을 종합해보면, 노년의 행복은 돈이나 높은 지위로부터 오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오히려 관계 정서적 자산이 많을수록 더 행복한 노후를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관계 정서적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방법 또한 세바시 강연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봤는데요, 그들의 이야기에서 놀라운 공통점을 하나 발견합니다. 관계 정서적 자산의 축적은 역설적으로 그것을 얻으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그것을 퍼주려는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인맥’이란 말이 있습니다. 인맥을 잘 쌓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라고들 말합니다. 대다수는 나의 성공을 도와줄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것을 인맥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의 저자, 조우성 변호사는 세바시 강연을 통해 인맥의 의미를 반대로 정의합니다. 조우성 변호사에 따르면 인맥은 나의 성공을 도와줄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는 ’인맥’이란 내가 도와줄 사람들의 목록이라고 강조합니다. 대단한 통찰입니다. 인맥 쌓기를 위해 내가 도와줄 사람의 명단을 짜고 있다고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상상이고, 해보지 못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효과적인 자기 계발과 성공의 전략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라는 시쳇말이 있습니다. 이런 태도로는 내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김경일 교수는 질투와 부러움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나이 들수록 부러움을 더욱 드러내고 감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자신에 대한 감탄과 인정을 자주 하라고 조언합니다.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을 인정하고, 또 타인의 인정을 받을 가능성은 커지기 때문입니다. 

긍정심리 전문가 박정효 블룸컴퍼니 대표는 세바시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의 하나로서 ‘베스트 셀프(best-self)’ 상상하기를 제안합니다. ‘베스트 셀프’는 최고의 나를 상상해보는 긍정심리 활동입니다. ‘베스트 셀프’란 원대한 꿈이나 야망을 성취한 나를 뜻하지 않습니다. 현재 나 자신의 자원과 강점을 잘 활용해서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베스트 셀프’입니다. 박정효 대표는 삶의 6가지 영역-가족, 공동체, 친구, 일(직장), 돈(경제적 상황), 몸(건강)-에서 내가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그려보는 일은 삶의 웰빙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합니다. 

세바시 강연 | 박정효 블룸컴퍼니 대표 '나이 들수록 행복하려면 꼭 만들어야 될 '베스트셀프'

인생에서 진짜 좋은 것일수록 먼저 내놓아야 얻을 수 있습니다. 친절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습니다. 내가 먼저 내놓은 칭찬은 반드시 내게로 돌아옵니다. 감사하면 감사를 받게 됩니다. 존경해야 존경받을 일도 생깁니다. 관계 정서적 자산을 모으는 가장 확실한 투자법은 그 자산을 쓰는 것입니다. 

- 구범준 세바시 대표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