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이 증가하면서, 각종 해산물을 제치고 꼭 먹어봐야 할 제주음식 1 순위에 회자되는 것이 '흑돼지'이다. 제주가 고향이고,돼지고기를 좋아하는 나이길래, 친정 나들이 외식으로는 꼭 단골 흑돼지 집을 찾는다.
특별히, 제주에서는 '삼겹살'보다 '오겹살'을 선호하는데, 일반적으로 육지에서 접하는 고기의 육질과 차원이 다르다.
적절한, 마블링을 자랑하며, 부드럽고 두툼한 살코기와, 전혀 느끼하지 않고 쫀득쫀득한 식감의 비계, 그리고 가장자리를 데코레이션한 돼지껍데기의 환상적 조합이 '제주오겹살'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요새 인기인 '고기국수'도 제주 돼지고기 이길래, 잡내나지않고 깊은국수 국물을 만들어낼수 있다. 일반 돼지고기로는 이상한 국수가 만들어지기 쉽다(직접 시도해본 나의경험).
친정엄마는 정기적으로 갈치와 제주 오겹살을 서울에 있는 내게 보내주신다.
갈치 성수기에는 직접 서귀포 부두로 나가 갈치배가 도착하자마자, 시퍼렇게 살아 ,뛰다못해 날아오르는 싱싱한 은빛갈치를 사와 일일이 손질후, 한끼분량만큼씩 소분후 냉동하여, 당일 발송으로 보내주신다. 항공운송의 특성상, 웬만한 지방도시보다 더빨리 서울에 도착하여, 냉동상태로 수취가 가능하다.
그리고, 근처 가까운 지인이 큰 '정육점 식당'을 운영하시는 탓에, 질좋은 돼지 '오겹살'이나 '목살'등도 서울에서 자주 맛보며 살고있다. 갈치도 너무 맛있지만, 가시 발라내기 귀챦다며, 울 식구들은 제주 '돼지고기'에 꽤 흥분한다. 날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단다. '비계'를 먹어도 느끼함이 느껴지지 않고. 젤리처럼 쫀득쫀득한 식감, 그리고 가장자리 껍데기의 고소함에 언제나 '엄지척'이 내려가질 않는다. 소고기 따위는 저리가라 이다 ㅎㅎ
하루는 서귀포에서 친정엄마와 장을 보러 갔다. 물론, 돼지고기가 하루도 빠지면 안되는 친정아버지탓에
정육점 방문은 필수이다. 제주 흑돼지, 백돼지 , 그 와중에 외국산 돼지고기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엄마는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제주 백돼지'를 들어올려 카트에 담으셨다.
깜짝놀란, 나는 "엄마! 흑돼지 사야 하는거 아냐? 백돼지는 맛이 별로쟎아?" 라고 말하는 내게 엄마는
"흑돼지 가격이 얼마나 비싼데, 굳이 사려 하냐? 백돼지도 충분히 맛있다! 그동안 너한테 보낸게 모두 백돼지였다!"라며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셨다.
어려서부터, 까만 재래종 흑돼지만 보고 자랐던 나이길래, 나는 '제주 돼지고기'가 맛있는 이유가 제주 '똥돼지'의 후손이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제주에서 먹는 모든 돼지고기는 '흑돼지'라고만 철썩같이 믿었던 것이다.
정육점 아저씨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 똥돼지는 모두 '개량 흑돼지'이며, '토종흑돼지'라고 파는것도 버크셔 잡종이라고 한다. 옛날 사람들이 제주 돼지고기가 맛있는 이유가 '인분'을 먹기 때문이라는 '썰'도 있었는데...(믿거나 말거나...) 하긴, 요즘 '인분'을 먹는 돼지가 어디 있으리오 !! ㅎ ㅎ ㅎ
궁금증이 발동하여, 계속 설명들은 바에 의하면, 제주에서 소비되는 돼지고기의 약 60 % 정도는 소위' 육지'에서 공수받은 것이라 한다. 제주에서 사육되는 나머지 40 % 돼지중에서도 약 15% 정도만 흑돼지라고 한다.
결국, 제주 돼지고기가 맛있는 이유가. 흑돼지여서가 아닌, 제주에서 사육하는 환경, 사료 등에 영향받는 것이라고 했다. 제주의 청정수 '삼다수'를 마시고, 가두지 않고 방목하여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라게 하고 , 농장주에 따라 선택하는 사료의 성분이나, 퀄리티에 따라 고기맛이 많이 달라진다고 했다. 유명 맛집에 가면 '요리사'의 비법이 존재하듯 돼지사육자의 저마다의 '비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흑돼지가 가격이 비싼 만큼의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제주 현지인들은, 오히려 제주 백돼지를 선호한다고 귀뜸하시는 것이었다.
수많은 흑돼지 제주음식점이 있고 , 입소문이 유명하고 줄을서서 먹는 곳은 물론, 분명히 이유가 있으리라! 하지만 애매한 곳에서 육지의 돼지고기를 드실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바래본다. 난 많은분들이 진짜 제주 돼지고기맛을 알았으면 하는 까닭이다.
꼭 유명식당이 아니더라도, '정육점식당'등은 다소저렴하니, 그런곳에서 '제주돼지'임을 확인받고 드셔보시길,, 그리고 계속 드시고 싶다면 '택배'등으로 차후, 배송받아 드시는것도 강추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