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회사로 돌아가는 꿈을 자주 꾼다.
현실의 찬바람이 그만큼 매섭기 때문일까.
두 번째 육아 휴직 급여가 들어왔다.
260만 원. 만약 이 돈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회사 월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진다.
성벽 바깥은 상상 이상으로 차가웠다.
전기 기능사 공부도, 스마트 스토어도 거북이처럼 느려도 너무 느렸다.
먼저 퇴직한 사람들은 대체 밖에서 무얼 하며 사는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스마트 스토어 수업 시간, 오늘은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운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AI가 광고를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에 일러스트레이터라니."
언제 배워서, 언제 써먹고, 언제 돈을 번단 말인가. 도무지 내 옷 같지 않아 마음이 갑갑했다.
배우는 대신 고민을 시작했다.
주문이 없던 '변기 세정제' 페이지를 열었다. 2개 세트에 19,000원.
이게 너무 비싼 걸까?
나는 과감하게 구성을 바꿨다. 1개 세트, 9,900원.
가격을 수정하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3시, 무심코 메일을 확인했다.
[신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가슴이 뛰었다. 너무 기뻤다.
업체에 발주를 넣어야 하는 마감 시간이다.
부랴부랴 주문서를 넣고, 난생처음 '주문 완료' 버튼을 눌렀다.
사실, 이걸 팔았다고 해서 남는 돈은 없다.
리뷰 10개를 모으기 위해 거의 원가에 올렸기 때문이다.
내 손에 쥔 수익은 0원이지만, 하나가 팔렸다는 기쁨은 100%였다.
1월 목표는 소박하게 잡았다. '딱 10개만 팔아보기.'
이를 위해 매주 하나씩 새로운 상품을 찾고,
기존 상세 페이지를 조금씩 고쳐나갈 것이다.
느려도 된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가면 된다.
그 작은 한 걸음이 나를 진짜 '자유'로 인도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