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요닝성 번시수이동 (本溪水洞,benxishuidong)
요즘 한창 재미있는 길채와 장현도령의 사랑을 보여주는 '연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청나라의 심양(선양 沈阳 shenyang) 에서 일들이 나오는데 그 심양 근처에 번시(本溪,benxi)라는 곳이 있다. 한자어로는 본계로 읽는데 이 번시시에서 차로 약 1시간가량 가다 보면 번시수이동(번시수중동굴) 국립공원이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번시수중동굴이며 그 주변을 관광지화 하여 산책도 가능하고 박물관이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며 두었는데 자녀가 있는 가족단위라면 여러 가지를 패키지로 티켓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부분은 동굴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 관광지를 외국인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여권과 학생증을 소지하여야 하며
셔틀버스는 15 RMB, 입장료는 성인이 110 RMB, 학생은 55 RMB로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목적이 오직 번시수중동굴이기 때문에 티켓을 구매하고 바로 버스를 타러 간다.
자주자주 오기 때문에 줄을 서 있더라도 그리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다.
한 10분 조금 안되게 전기 버스를 타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보니 도착한 번시수중동굴. 400만 년이라는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세계최장의 수중동굴이라는 타이틀로 안내되고 있다. 그러나 검색을 좀 해 보면 세계최장이라는 타이틀은 멕시코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롭게 발견되는 수중동굴도 있을 테니 타이틀에는 크게 의미두지 않는 게 좋겠다. 그것 말고도 중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6대 관광 동굴이자 세계 3대 석회동굴이라는 표현도 있던데 그것 또한 신빙성은 의심해 봐야 한다.
입구를 들어서니 그 크기가 엄청나다. 주요 관광포인트인 수중동굴을 배로 탐험하기 전에 오른쪽으로 자연의 신비를 볼 수 있는 뷰포인트를 만들어 두었다.
번시는 매머드 같은 공룡의 화석이 아직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공룡이나 원시시대를 보여주는 듯한 모형을 많이 만들어 두었는데 아이들은 신기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어른들은 그렇게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전체를 이런 푸르고 붉고 녹색 등등의 각양각색의 조명들로 밝혀 놓아서 오히려 그 분위기가 반감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 다 보고 나면 가장 안쪽에 사진을 찍어주는 포인트가 있다. 이곳의 지정 사진사가 카메라 조명을 이용해서 찍어주는데 가족이나 연인에게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게 하면서 여러 사진을 찍어준다. 중국말을 알아들으면 은근히 웃기는데 줄도 서 있고 빠르게 진행을 하기 때문에 말을 못 알아듣는 외국인은 쭈뼛쭈뼛하다가 그냥 한 포즈만 찍고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밖에 나오면 사진은 찾을 수 있는데 작은 사진은 그냥 공짜로 제공하고 그중 선택을 하면 비용(20 RMB)을 지불하고 찾으면 되기 때문에, 말을 잘 못 알아 들어도 대충 눈치로 자연스러운 척, 여유 있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여러 포즈를 취하고 잘 나온 사진 하나 기념으로 가져가면 되겠다.
동굴 안은 온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옷을 챙겨 입고 가는 게 좋은데, 없으면 요금을 지불하면 파카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에 오르면 이제 출발 준비 완료. 본격적인 탐험을 하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은 가급적이면 배의 앞머리에 앉으면 속도감도 느낄 수 있고 사진을 찍을 때 아이들만을 배경으로 찍을 수 있으니 참조하자.
시작하면서부터 입을 다물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자연시간에 배웠던 종유석과 석순. 그리고 석주가 끊임없이 보이고 배 위로 이게 떨어지면 어떻게 되지?라는 약간의 공포감과 시커멓게 보이는 물이 약간의 분위기를 잡아준다. 실제로 수심은 얕은 곳은 1미터 남짓에서 7미터까지라고 하는데 다 검게 보이고 조명에 의해서 구분이 되는 정도라서 동굴 특유의 습기, 냉기와 함께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동굴을 배로 타면서 구경을 하다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나 싶으면서도 색색들이 빛나는 조명은 왜 이렇게 해 놨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약간 어둡더라도 은은한 조명으로 자연의 색을 보여 주고 주요 장소 정도만 밝은 색의 빛을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하나하나 나름의 이름을 만들어 둔 정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간혹 배가 지나가야 하다 보니 운행에 방해가 되는 종유석을 일부 잘라둔 것도 있고, 가다가 손이 닿은 것들을 사람들이 다 한 번씩 만져보고 가는 걸 보면서 관광자원으로 이렇게 활용되다 보면 시간이 흘러 본연의 모습이 많이 훼손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든다.
그렇게 한참을 들어갔다 싶을 때 안쪽에서 배를 돌려서 나오면 이제야 셔터를 누르기보다는 여유 있게 눈으로 주변 광경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저곳 눈을 떼지 못하고 구경을 하게 된다. 자연의 신비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관리와 학술 목적으로 일반인은 대부분이 출입금지인 만장굴 같은 곳에 비해서 좀 더 깊고 많은 자연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것은 큰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자연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훼손되거나 변형하는 부분은 없이 그 모습 그대로 잘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멀리 빛이 보이면 짧지만 긴 동굴 여행은 끝이 난다. 왔다 갔다 약 30분가량 시간이 소요되는데 함께 배를 탄 동지들을 보면 기온이 낮은데 비슷한 풍경이 반복되는 느낌을 받는지 돌아올 때 살짝 힘 빠진 친구들도 있는데 동굴 내의 습기와 추위에 대비를 한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출구가 보일 때 아쉬움이 잔뜩 남을 그런 짧은 탐험시간으로 느껴질 것 같다.
춥고 습기 찬 곳을 다녀오고 나면 급 허기를 느껴지는 게 인지상정. 이것저것 먹을거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그중에서도 오징어와 옥수수만큼은 한번 먹어보기를.... 너무 맛있다. ~~~ 특히 옥수수는 양념 듬뿍 발라달라고 하면 구운 옥수수 특유의 고소함과 바삭함에 단짠단짠 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 인당 1개는 국룰.
번시수이동 (번시수중동굴) 은 400만 년 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수중동굴을 배로 볼 수 있다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배로 구경을 하는 만큼 자신의 속도와 리듬으로 구경을 할 수 없는 점은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수중동굴자체의 존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아이들하고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수중동굴 말고도 박물관이나 공원 같은 것도 잘 꾸며 놓아서 넉넉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요녕성의 주변 주요 도시인 대련, 단동, 심양을 계획하고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번시시의 번시수중동굴을 여행스케줄에 넣어두면 분명 멋진 시간이 될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