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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패커 에지 Feb 15. 2024

[중국기행] 세계 3대 겨울 눈축제, 하얼빈 빙등제

헤이룽장 하얼빈 태양도 국제빙설제

하얼빈은 동북 3 성중 흑룡강성을 대표하는 도시이다. 흑룡강성 최대 지류인 쏭화강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장 추운 도시 중에 하나이다. 겨울 평균 기온이 -20도로  온라인이나 영상매체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추운 지역에서 뜨거운 물을 뿌리면 뿌리자마자 하얗게 얼음이 돼서 흩어지는 지역이다. 이런 추위가 지속되는 곳이다 보니 겨울 축제가 유명한데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 캐나다 퀘벡의 겨울축제와 함께 세계 3대 눈축제 '빙등제' 축제가 매년 겨울 열린다.


올해는 중국 뉴스에도 '중국 최고의 겨울 인기관광지'라면서 빙등제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여러 언론에서 방송하고 있고 주택 구매 열기도 일어나고 있다고 연달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열리게 된 2024년 동계올림픽이 하얼빈 개최가 결정되면서 아무래도 관광객 유치에 진심인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큰 규모의 행사장과 놀거리, 먹거리가 있는 온라인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진은 하얼빈 빙설제, 하얼빈 빙설대세계라고 불리는 태양도(타이양다오공원, taiyangdaogongyuan, 太阳岛公园)에서 하는 행사로 유료로 입장하는 것이고, 빙등제는 하얼빈 전체, 혹은 자오린공원(zhaolingongyuan, 兆麟公园)에서 얼음조각이나 얼음 예술품을 전시하는 것까지 함께 통틀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큰 의미는 없기 때문에 현지인들도 빙등제라는 이름으로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가장 큰 규모이자 유료입장하는 태양도 빙설대세계가 볼거리, 놀거리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자오린공원은 빙등제가 처음 시작한 곳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곳이라서 빙등 작품 전시회와 함께 빙등 대회 같은 각종 행사가 열린다.  너무 어린 자녀들이 있어서 태양도 같은 곳에 비용이 부담된다면 중앙대가나 자오린공원을 산책하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자오린공원의 빙등제.
전국대학생 빙등대회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 이름과 설명이 되어 있다. 밤에는 등도 밝혀져서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작게 미끄럼틀도 만들어 두어서 아이들은 이런 곳에서도 즐겁게 놀 수 있다. 눈썰매는 하나에 25 RMB이고 두세 개 함께 사면 약간의 네고도 되니까 적정선에서 잘 구매하면 좋겠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내리자마자 오른쪽 방향으로 태양도 빙설대세계 입구가 보인다. 시계탑부터 얼음으로 되어있고 현재 온도를 알려주고 티켓박스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앱을 통해서 미리 구매해서 들어갈 수 있다. 어른 328 RMB, 학생 240 RMB 그리고 키에 따라서 120cm 아래는 무료다.

대륙의 스케일인 건지 굳이 저걸 저렇게 만들어 놓은 이유가 궁금할 만큼 얼음으로 만들어놓은 조형물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빙설대세계의 놀거리는 크게 미끄럼틀 슬라이드가 제일 메인이고 그것 이외에는 여러 공간에서 타이어썰매, 얼음자전거등등 이런 작은 놀거리가 있다. 방문한 건 코로나가 있던 시기였고 거기에 하얼빈으로서도 몇십 년 만의 추위가 온 해여서 사람이 많이 없었던 게 어떻게 보면 행운이었다.

빙등제의 하이라이트인 관람차.

어마어마한 크기인데 가장 좋은 타이밍은 해가 질 무렵 올라타는 것.


잠깐 추위와 빙설제 관람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실 동계에 하얼빈은 너무나 춥기 때문에 보온에 주의해서 다녀야 하는데 해가 지고 나면 체감추위는 두 배가 되는 곳이다. 낮시간에도 조금 돌아다니다 보면 추워서 보온이 되는 휴게실에 들어가게 되는데 휴게실에서는 간단한 먹거리와 따뜻한 차를 판매하긴 하는데 아직까지는 중국은 담배에 제재가 약하기 때문에 (담배 금지 스티커가 있더라도 피는 사람들이 많다.) 난방이 되는 실내에 막혀 있고 음식과 담배냄새가 함께 엉켜서 오랜 시간 있기 힘들다. 그리고 화장실도 시설 자체는 좋지만 사용자도 많고 얼음, 눈으로 질퍽한 물기가 많아 지저분하고 거기에 담배까지 더해져 들어가 있기 힘든다. 즉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데 체온 유지가 쉽지 않은 어린이나 연로하신 분들은 추위에 대해서 잘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해가 지고 나면 추위를 견디기 두배로 힘들어서, 관람에 대해서 조언을 하자면 낮시간 2,3시에 입장해서 볼 거 다 보고 해지기 전 5시경 대관람차 줄을 서서 타러 올라가 보고 6, 7시 무렵에 실내 공연장에서 간단한 공연들 보고 오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 올해는 코로나영향도 없는 데다 동계올림픽 개최 소식등으로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어서 사람이 많은 경우 줄 서는 것도 괴로울 수 있으니 핫팩 같은 것도 꼭 챙겨서 가면 좋겠다.


참고로 올해 24년 빙등제 개장 첫날 영하 20도에 인파가 몰려서 입장도 한두 시간 기다렸고, 놀이기구 또한 장시간 기다림에 따라서 관광객들은 환불을 요구했고 오후 티켓 판매를 중지하는 일화도 있었다고 한다. 사람이 몰리는 것은 예측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기다릴 때 방한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으면 그야말로 동태가 될 수 있다.

해가 넘어갈 즈음 대관람차로 가서 줄 서는 게 효율적이다.

빙설제의 가장 큰 매력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 딱 하고 불이 켜지는 시점이다. 불 켜지는 시간도 안내해 준다는데 어디서 알 수 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하였다. 만약에 딱 불이 켜지는 순간을 찍을 수 있으면 마치 에펠탑 불이 점등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낭만이 넘치는 경험일 것 같은데.

불이 켜지고 나면 제대로 된 하얼빈 빙설대세계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대관람차에서 천천히 돌다 보면 보이는 빙설대세계 전경은 각종 얼음 조각에서 빛을 내는 모습은 은은한 빛과 함께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대관람차에서 바라본 야경. 색색들이 얼음조형물과 함께 빛이 나는 모습이 빙설제의 하이라이트.

빛이 들어온 빙등제는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담을 수 있어서 이곳저곳 다니기 좋다. 다만 밤에는 얼음에 불이 켜져 있으면 인물사진이 상대적으로 어둡게 나온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든 스마트폰이든 핫팩을 대든 지 주머니에 넣든지 온도를 유지해주지 않으면 추워서 몇 장 찍고 나면 배터리 부족 아이콘을 볼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낮과 다른 분위기 때문에 신이 나서 돌아다니다 보면 배도 고프고 체온도 떨어지고 특히 손끝 발끝에 감각이 없어진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휴게 공간에 들어가는 게 좋겠다.

어디를 찍어도 야경이 이쁘게 나온다. 다만 인물 사진은 상대적으로 어둡게 나오므로 노출 조정을 잘해야 한다.

중앙홀 푸드코트에는 빙설제 기간 동안 크고 작은 공연이 항상 한다고 하니, 체온도 녹이고 간단한 음식도 먹고 그러면서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나이 드신 분들은 어린애들을 데리고 쉬고 있고 부모님들은 나가서 더 구경하고 오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띄는 만큼 빙설제도 좋고 노는 것도 좋고 한데 다시 한번 더 강조하면 보온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괴로운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다.  

하얼빈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연관검색어가 빙등제, 빙설제인만큼 추운 지역 겨울축제로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찾고 있지만 중국의 주요 휴일과 겹친다면 일정을 조금 조정하는 게 좋겠다. 특히 춘절시기는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기간이기도 하고 단순히 사람이 많이 오는 것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으로 인해서 대기하거나 관광시간이 늘어나서 추위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발열) 내복을 입고 핫팩을 붙이고 손끝과 발가락 같은 말단부위는 동상을 방지하기 위해 두꺼운 장갑과 울양말등으로 조금 과하다 싶게 중무장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제품 배터리가 추위에 금세 방전되는 경우가 많아서 핫팩을 이용하던지 해서 온도를 유지해 줘야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추가로 옷도 두껍고 장갑도 끼고 하다 보니 주머니에 핸드폰 같은 분실도 주의해야 한다. 이날 방문에 우리 첫째애는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찾고를 무려 2번이나.....


그러나 이 모든 추위에도 세계 3대 겨울축제라는 타이틀이 붙고, 많은 사람들이 하얼빈 빙등제를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온전한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곳곳에 얼음 작품들, 작품의 규모, 그리고 빙설대세계의 얼음에서의 액티비티는 다른 일반 지역에서 쉽게 보거나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유니크한 시간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한여름에 더워도 떨어지지 않는 사이의 연인이라면 너무나 낭만적인 겨울 여행이 될 수 있겠다.

얼어 죽지만 않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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