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사회는 사내 정치의 끝판왕

정치질과 불륜의 공통점은 남들은 모르게 한다는 나만의 착각.

by 백패커 에지

직장인이라면 2명만 모여도 한다는 사내정치.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사람과 함께 부대끼다 보면 본의 아니게 정치라는 행위를 하게 된다.

정치가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는 정의라면 사내정치라는 회사 내의 권력을 획득 유지 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조직 내에서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비공식적인 권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로 직장 내에서 요직에 앉거나 자신의 영달을 위해 조금은 공정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일종의 작업이다.


조금 적극적이거나 혹은 드러나지 않게 조심스럽거나 하는 차이는 있고 개인 성격의 차이가 있겠지만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협업과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누구나 하고 있다.

그러나 주재원 사회에서의 사내정치는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드러나며 좀 더 적극적이다. 심지어는 좀 더 닭살 돋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본진에 비교해서 여러 분야의 본인 스스로 에이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몇 단계 위를 거쳐야 임원진 하고 닿는데 반해 임원진과 다이렉트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데다가 회사 생활만 하는 경우와 달리 주재원은 퇴근 후 일정도 상당 부분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위 권력에 욕심이 있는 인원은 노골적인 행동을 통해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이런 정치가 싫다고 고고한 선비처럼 주재원 생활을 하는 건 그것대로 문제는 있다. 네 편 내 편이 아니라면 고독함을 감수하며 실력과 노력으로만 인정받아햐 하는데 그게 쉬울 리가 없다. 그리고 노력의 결과에 비해 힘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니 내가 싫어도 정치에 휩싸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결정은 회의실 밖에서 이루어지고 조직의 핵심 그룹들은 그들만 정보를 공유하고, 사적 네트워크가 공직적인 조직을 움직이는 형태가 옳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에 추가로 중국은 특성상 꽌시 문화라는 게 있다 보니 은근히 꽌시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에 대해서 관대하거나 높게 평가하는 문화가 미묘하게 한국 주재원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지다 보니 불편한 상황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상당히 유능한 인재라는 평을 듣는 주재원이 있었다. 나름 리더십도 있고 옆을 고려하지 않지만 불도저 같은 업무 처리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결과적으로 큰 성공은 아니었지만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루어낸 주재원이다. 다만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자신을 끌어주는 임원진을 위해서 자신의 신념 같은 건 없이 오로지 그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다 보니 당연히 주변과는 불협화음이 들리고 성과는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만 돌리기 위해 중간 관리자도 스킵하고 직보고 하고 진행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좋지 않은 내용과 결과는 감추고 사실을 이야기하는 인원은 배척시키고 성과는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만 가져가며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다 보니 본인이 본진으로 복귀를 하게 되면서 프로세스나 업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 한동안 그 조직은 제 역할을 못해내며 엄청난 질타를 받게 되고 인원이 이탈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주재원은 일정시간 근무를 하고 본국으로 복귀하는 것을 가정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보니 자신의 성과를 관리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정치를 하는 것은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 그래도 좁은 주재원 사회 남들 욕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불필요한 충성을 위한 행위나 발언을 하는 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알게 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결과적으로 노골적인 인원들은 주변과 아래 직원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잘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보다 사람 관계. 그것도 아래가 아닌 위만 바라보고 사는 사내정치의 결과라고나 할까 위에서 당겨주는 게 생각보다는 파워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에게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만 붙게 마련이고, 자신들의 잘못과 허물은 스스로 합리화를 통해서 덮어 버리고, 더 큰 정치인을 만나면 쉽게 도태되는 그야말로 끝이 좋지 않다.


사내 정치는 필요하다. 경쟁 사회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그러나 건강한 협력과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남을 내리면서, 특혜를 바라면서 하는 정치는 자신만 모르게 한다고 하지만 다들 이미 알고 있다. 욕망과 욕심에 솔직한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네거티브 정치인이 이제는 발붙이기 점점 힘든 사회에서 어떤 사내 정치를 해야 하는지는 스스로 판단해 볼 주제이다. 특히 주재원 사회에서의 정치는 한정된 공간, 시간에서 잘 알려진 인원들로만 구성되다 보니 나의 정치는 어느 순간 또 다른 집단에게는 다른 형태의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인간이 되라는 게 아닌 정치를 하더라도 세련되게 자신의 실력을 어필하고 서로 도움 주면서 협조할 수 있는 사내 정치가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다.


왜 나만 몰랐지? 나만 도태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조급하게 생각하는 주재원이나 예비 주재원들이라면 불안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오히려 묵묵하게 업무하고 자신이 믿는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옛말 하나 틀린 것 없다.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고 은은하고 세련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좀 더 자신을 믿자. 거기에 조금의 양념을 칠 수 있게 주변 인원들과 적절한 관계 맺기를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노력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진심은 반드시 통하고 정의는 언젠가는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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