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토피 환자들에게 이 글을 추천합니다.)
이 글에서 그간 있었던 치료과정을 쓱 훑어보려고 한다. 주변 지인들은 알다시피 나는 2024년 4월부터 질병휴학을 하고, 1년간 아토피 치료를 받아왔다. 제목에 적은 ‘생기한의원 노원점’에서 이차감염, 태선화등등 아토피에서도 치료기간이 많이 필요한 병명들을 진단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숙사 짐을 빼고 당장 본가인 수원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한의원에서는 1년 아니, 2년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기간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현실을 마주한 채 쓸쓸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며칠 뒤, 나는 아토피가 정말 악화되어서 집 밖을 나가지 못했었다. 그 정도로 심했다. 지금생각하면 어떻게 버텼나 싶다. 그러나, 매주 원장님이 해주신 조언대로 햇빛, 수면습관, 음식관리, 몸관리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견디었다. 잠도 잘 안 왔다. 매번 꿈을 꾸는 옅은 잠이 반복됐지만, 깨끗한 피부를 상상하며 밤을 지새우곤 했다.
그렇게, 4월부터 5월까지는 집에서 보냈다. 별다를 게 없는 하루가 이어지고, 무난하게 치료를 받는 생활을 이어갔다. 사람을 만나지 않았지만, 한의원에서 추천한 등산을 위해 산에 올라가 맨발 걷기를 하며 따스한 햇살을 맞는 건 바쁜 21살 대학생에게는 축복이었다. 일상에서는 자연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를 하면서, 인간답게 그리고 건강하게 나를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거나 먹지 않고 건강을 더 생각하고, 운동으로 생각을 건강하게 정화하는 것도 모두 아토피를 치료하며 알게 된 것들이다. 그렇게 치료를 이어가다가 몇 번 고비를 맞기도 하였다. 때론, 멎었다고 생각했던 진물이 가끔씩 자기는 아직 안 죽었다며 나올 때마다 심란했었다. 그럴 때면, “아, 나에게 아직 인내가 더 필요하구나”하고 그 순간을 버티었다.
그러면, 또 다음날 괜찮고 그랬다. 아토피의 특성상, 하루하루 컨디션에 따라 감정도 변한다. 그렇기에,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로 인해, 주변환경에 휘둘리기보다 나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강제적인 환경이 생겨있었다.
그중 하나가 일광욕하러 가기였다. 예전 글에서도 썼었지만, 한의원에서 추천한 일광욕을 하기 위해 시골동네로 자전거를 타러 가, 웃통을 벗고 신나게 자연을 즐기기도 했다. 그러다, 주변에 있는 보리밥식당과 소타는 농부님을 만나서 소도 타고 그런 재밌는 경험도 있었다. 실제로 난 치료를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이왕 치료하는데, 일상을 즐기면서 치료를 하는 건 완치라는 희망을 더 소망하게끔 만들었다.
더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한의원에 대한 신뢰도 이어갈 수 있었다. 아토피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실함과 감사라고 생각한다. 사실, 아토피 자체만 보면 감사할 게 없지만, 그 낯설고 불편한 아토피로 인해서 우리의 인생을 멈춰주어 돌이켜 보게 하고, 일상의 감사를 회복시켜서 주변의 이웃들과 특히 가족들을 사랑으로 묶어주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나의 아토피 덕분에, 가족들의 헌신과 나의 치료에 대한 열망으로 주변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전도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니, 글을 읽는 당신이 아토피가 심하다면 꼭 희망을 잃지 않고 가능하면 생기한의원 노원점을 방문하는 걸 꼭 추천한다.
나는 한의원에서 매주 달라진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서, 피드백을 받는 것이 치료과정에서 가장 중요했었다고 생각한다. 일주일간 치료방향을 알려주고, 디테일한 병명을 알며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5월이 지나 여름과 가을을 지나는 과정으로 가보자. 이때도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 혹은, 호수공원에서 러닝, 반신욕, 일광욕을 하면서 아토피에 좋은 모든 행동을 다했다. 그러면서, 정말 빠르게 아토피가 호전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의원에서 추천한 대로, 하나하나 도전해 보니, 일상에서도 충분히 아토피를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호전됐겠다 싶었던 어느 12월에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점점 그 증상의 고비가 줄어들어 견디기에 무리 없는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참 아토피라는 게 점점 나아질수록 더 빨리 낫고 싶고 그런다. 그러다 가끔 치료 초기사진을 보면 지금이 얼마나 감사한지 또 돌이키게 된다.
지금의 2025년 3월 후반 기준으로 정말 많이 호전되었다. 그간 아토피로 얻은 깨달음과 일상의 고마움을 글로 표현 못할 만큼 많이 받았다. 그 고마움이 자연스레 주변 관계까지 전해져 풍성하고 의미 있는 대화와 경험으로서 시간을 채워주었다. 그래서, 1년이란 시간이 쉴 틈 없고 하나하나 소중한 추억으로 길이 남을 것 같다.
언젠가 인생을 살다가 힘들 때면 또 이때를 기억하며 버틸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미 한번 큰 고비를 견뎌 봤으니까. 그동안, 나를 정성이 깃든 치료로 돌봐주신 한의원 직원분들과 원장님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아토피와 관련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