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바로티>
세계 3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다시 돌아왔다.
'역사상 최고의 대중 오페라 가수', 이 타이틀을 파바로티에게 안기는 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근거들이 넘쳐나기 때문. '역대 최대 앵콜수', '역대 베스트셀링 클래식 앨범' 등 여전히 그 기록들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파바로티가 얼마나 위대한 가수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 파바로티의 일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파바로티>의 메가폰은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론 하워드가 잡았다.
영화는 아주 오래전 찍었을 법한 비디오카메라에 담긴 파바로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작품은 파바로티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평생을 음악에 바친 파바로티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답게 '음악영화'로도 기능한다. 영화엔 파바로티가 오페라 가수로 활동했던 시기에 큰 인기를 끌었던 곡들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밤의 목소리',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 총 22곡이 담겼다.
파바로티 둘러싼 묵직한 이야기들
▲ 영화 <파바로티>의 한 장면.
ⓒ 오드(AUD)
파바로티의 일생은 떡잎부터 달랐다. 남자아이가 드물었던 대가족 집안에서 태어난 파바로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자랐다. 어린 시절을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보낸 탓인지, 자연스레 그는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친밀감을 느꼈다.
파바로티는 언제나 아름다운 여성들을 가까이 두고 싶어 했고, 이에 대해 주변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그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결국 파바로티는 수많은 스캔들에 휩싸인다. 론 하워드 감독은 파바로티의 가수로서의 업적 외에 스캔들과 논란 등의 어두운 단면들도 영화에 녹여냈다. 영화는 파바로티의 첫 번째 외도와 이별, 그리고 두 번째 외도부터 재혼까지의 이야기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3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가 함께 공연하게 된 1990년 로마 월드컵 전야제의 뒷이야기다. 론 하워드 감독은 전례 없었던 당대 최고의 3대 테너가 어떻게 한 자리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과 후일담을 담아냈다.
론 하워드 감독은 당시 상황을 영화에 담아낸 것에 대해 "영국의 레코드 레이블 데카 레코드가 보관해온 파바로티의 기록물들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를 담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는 1992년에서 2003년 사이 그가 개최한 '파바로티와 친구들' 콘서트도 담겨있다. U2, 퀸, 스티비 원더, 엘튼 존, 스팅, 본 조비, 안드레아 보첼리, 에릭 클랩튼, 셀린디온, 스티비 원더, 스파이스 걸스 등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거물급 가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파바로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파바로티가 직접 말하는' 그의 생각
한편 가족들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가장 파바로티'의 삶도 주목할 만하다. 두 번째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를 포함한 가족 및 지인들이 보관해둔 총 53편의 인터뷰 영상들을 통해 인간 파바로티의 내밀한 삶을 엿볼 수 있다.
화면 속 파바로티는 카메라를 두려워하거나 불편해하지 않는다. 똑바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공연 무대나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파바로티의 솔직담백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파바로티>는 '세기의 우정'으로 회자되는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파바로티의 첫 만남과 그들이 우정을 이어가는 과정도 면밀하게 담았다.
한 줄 평 : 인간 파바로티의 일생 역시 한 편의 오페라였음을 보여주는 영화
별 점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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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바로티> 관련 정보
제목 : 파바로티(Pavarotti)
수입/배급 : 오드(AUD)
감독 : 론 하워드
출연 : 루치아노 파바로티
러닝 타임 : 114분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0년 1월 1일